산업현장부터 일상생활까지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AI 기술

투데이코리아=김충식 기자 | 권규홍 기자 | 유한일 기자 | 최한결 기자 | 편은지 수습기자
7월 4일 청와대는 아시아의 ‘IT 구루’로 불리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의 IT 산업과 관련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손 회장은 한국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목표에 대해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며 “한국이 AI 산업에 올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G를 세계최초로 상용화 시키는데 성공한 한국은 5G시대를 맞아 이제 겨우 AI 산업의 출발점에 섰다. 과연 현재 AI 산업은 어디까지 왔으며 우리 정부는 AI 산업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 지난 7월 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AI는 무엇인가?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어로 인공지능을 말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범용 컴퓨터와 전자기기를 통해 구현된다.

이 용어는 또한 그와 같은 지능을 만들 수 있는 방법론이나 실현 가능성 등을 연구하는 과학 분야를 지칭하기도 하는데, 그간 대중들이 SF 소설, 영화등에서 심심찮게 목격했던 종류의 미래 기술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범죄자의 보복에 의해 반신불수의 식물인간이 되었지만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부활해 스스로 생각하며 범죄자들을 체포한다는 내용의 헐리웃 영화 ‘로보캅’ 시리즈를 비롯해,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였던 구글의 ‘알파고’ 역시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공지능이란 개념은 애초에 심리학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1950년대 영국의 천재 공학자 앨런 튜링이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의 구현 가능성을 연구하면서 관련 논문을 발표해 학계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
인공지능이란 단어는 1956년 미국 다트머스에서 열린 마빈 민스키, 클로드 섀넌등의 저명한 학자들이 개최한 학회에서 컴퓨터 과학자 존 매카시가 이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뒤 본격적인 학문의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됐다.
미국의 공학자들은 초창기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대수학 문제와, 기하학의 정리를 증명시키고 영어를 학습시켰다.
이후 체스와 같은 게임의 룰을 입력시켜 컴퓨터와 컴퓨터의 대결,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을 현실화 시켰고 미로와 같은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가는지 등을 연구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의 구현을 하나둘씩 구체화 시켰다.
미국은 실리콘밸리에서 IT 산업이 성공적으로 정착을 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거대한 IT 회사들이 등장해 전 세계 시장을 제패하기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의 발전 역시 막대한 예산의 투자와 지원으로 점점 커 나갔다.
1994년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세계 체스대회에서 챔피언을 차지했고, 1997년엔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물리치며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후 인공지능 시스템은 음성인식기술, 광학문자판독기술, 하드웨어 검사와 DNA 보안분야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우리 사회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 2016년 구글의 AI 알파고와 바둑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


생활의 변화를 가져다 줄 AI 기술
AI는 5G 시대를 맞아 또 한번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5G 시대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그 활용 계획이 더욱 무궁무진해지고 있으며 우리 생활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 보조기기를 개발중인 국내 스타트업 업체 ‘뷰노’는 뇌 자기공명영상(MR)을 자사의 기기를 통해 1분으로 줄이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출신의 연구원들이 주축이 된 뷰노의 기술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아 이 기술을 상용화 준비 단계에 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인 JLK 인스펙션도 폐질환을 진단할수 있는 진단기 ‘핸드메드’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진단기는 엑스레이 사진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질병 발병 확률을 수치화해 색상으로 표시하는 기능을 자랑하고 있다.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텔리콘연구소는 ‘2019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 법률에 AI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계약 솔루션 'CIA‘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기술은 근로계약서를 포함 주요 계약서를 자동으로 검토해 누락된 부분은 물론 계약에 불리한 부분을 알아서 잡아주는 서비스로 향후 기업들에 계약 과정에 있어 이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손정의 회장은 지난 6월 ‘이매진 도쿄 2019’의 강연자로 나서 소프트뱅크가 연구 중인 'RPAI'라는 기술도 선보였다. 손 회장이 내놓은 RPAI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하는 단순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가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것으로 로봇 자동화 기술(RPA)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연구로 알려졌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공장의 단순노동이나 생산 업무 등이 전부 자동화가 되어 인간이 노동에 쏟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회장은 2020년을 목표로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1억달러를 투자한 스타트업 회사 뉴럴링크와 이 프로젝트를 구현 중인데 뉴럴링크가 개발한 칩을 인간의 뇌에 이식하는 로봇의 개발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들이 개발한 로봇은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을 인간의 뇌에 심어 칩과 연결하는 것으로, 이들은 이미 이 기술로 원숭이를 통한 임상실험을 마쳤고 연구결과를 통해 뇌와 컴퓨터의 연결이 가능한 것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AI의 활용도가 높아지자 전 세계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버스와 택시, 지하철 등에도 AI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대중교통 무인화까지 논의하고 있다.
또한 세계 유수의 IT기업과 MIT, CalTeck과 같은 세계적인 공대에서는 인공지능이 과연 어디까지 도입이 가능한지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 서비스는 각종 은행 서비스를 비롯해 공장의 제조업, 창고 물류 정리작업에 활용되고 있으며 비용절감과 인력 절감 등을 통해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공학자들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해 컴퓨터에서 간단한 소설을 쓰게 만들거나 뉴스 기사를 작성하는 창작의 영역까지 인공지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로봇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식시켜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작업까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미 국방부와 소방청은 로봇에 인공지능을 도입시켜 로봇의 전장 투입과 더불어 각종 재난 상황에서의 로봇 투입 활용을 타진하여 병력과 인력의 희생을 줄이는 방향으로서 인공지능의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여기에 더해 전투에서도 AI 기술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육군은 최근 인공지능 연구발전처의 연구결과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해당 AI 기술은 아군의 궤도, 포, 탄약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전투에 더 유리한 과정을 만드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AI가 사회 모든 분야에 적재적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AI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지난 2018년 10월엔 인공지능 로봇이 그린 그림이 세계적인 경매장인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올라와 43만2500달러에 낙찰되기도 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다.

▲ 상암동에서 무인버스운행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활발해진 AI 투자와 개발
AI 시대가 이렇게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오면서 정부의 본격적인 지원도 시작됐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부처 내부에 시스템반도체와 AI, 수소 및 전기 무인자동차 등 신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미래산업전략팀’을 신설해 오는 2021년까지 2년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된 국내 AI 분야가 선진국에 비해 격차가 있다"며 중소기업이 AI 기술을 활용해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현장 소통을 강화하고 150명 규모의 전문멘토단을 꾸려 멘토와 기업간 상시 컨설팅도 진행키로 했다. 
한편 AI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통신부(과기부)역시 AI 인재육성과 행정 서비스의 연구와 지원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과기부는 일산 킨텍스에서 ‘2019년도 인공지능 R&D 그랜드 챌린지’ 대회를 열어 AI 인재발굴과 육성을 꾀했다. 
과기부는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복합재난 시 신속한 인명구조’가 우선이라는 상황을 제시하고 참가자들이 드론을 비롯한 AI가 적용된 무인장비를 과연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를 놓고 경연을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기업·연구원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참가자들이 총 121개팀, 617명 규모로 AI 연구에 뛰어들었다. 과기부는 이번 대회에서 선정된 우수팀들의 R&D 사업을 지원하며 최대 60억 원까지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 해경이 드론을 이용한 인명구조 훈련에 들어갔다.

한편 정부 이외에도 민간분야에서의 AI의 투자와 연구역시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앞서 밝혔듯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국내 AI 분야에 투자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민간분야에서의 AI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자사의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벤처스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22일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이번 AI투자를 위해 약 3200억원 규모의 ‘Growth Acceleration Fund’(그로스엑셀러레이션펀드)의 1차 마감을 완료했다며 이번 펀드에 소프트뱅크그룹과 국민연금공단, 국내외의 유력 투자기관 및 기업등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이번 펀드 모집에 대해 “IT 선진국인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AI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및 시장 혁신에 집중하는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될 예정”이라며 “AI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산업을 선도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가진 기대가 크다. 독자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적극 발굴하고 소프트뱅크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그룹내 초기 벤처투자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이번 펀드 모집으로 1조 3000억원규모의 펀드를 모집하게 됐으며, 올해 2차 모집을 통해 최대 4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모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프트뱅크의 투자와 더불어 국내 3대 게임 개발사(NC소프트, 넥슨, 넷마블)들 역시 AI의 연구와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NC소프트와 넥슨, 넷마블은 최근 각자 미디어데이를 가지고 그 동안 연구한 AI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NC소프트는 게임 개발과 IT 업무 전반, 여가생활에 다양하게 쓰일 AI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넥슨은 AI를 이용한 게임지원 알고리즘을, 넷마블은 유저들의 상황과 숙련도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지는 AI 시스템을 개발하여 유저(USER)지원에 나섰다.
활발한 AI 교육
교육계에서도 역시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최근 국내외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에서도 관련 학과를 신설하는 등 ‘AI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더 커질 산업에 있어 미리 배워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핵심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다.
우선 국내 주요 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핵심인재를 미리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눈에 띈다. 구글은 최근 서울대·카이스트와 AI 교육·연구에 관한 지원 방안을 담은 MOU를 체결했고 SK텔레콤은 광운대·서강대·한양대와, 두산그룹은 연세대와 손을 잡았다.
AI는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선 일찍부터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미국 카네기멜론대(CMU)는 이미 2002년에 세계 최초로 머신러닝학과 석박사 과정을 개설한 바 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10억 달러를 투입해 인공지능 단과대학을 올해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도 중국 전역 35개 대학에 인공지능 학과를 신설해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과기부는 성균관대·고려대·카이스트를 ‘AI 대학원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들 대학에 올해 10억 원을 시작으로 5년간 총 9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정된 3개 대학은 오는 9월부터 AI 관련 학과를 신설해 AI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부터 시행된 과기부의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사업은 2018년 30개 대학이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으며 올해 5개 대학이 추가로 선정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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