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를 3일 돌연 중단했다. 철거되기 전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모습. (사진 출처 : NHK)

지난 3일 전시가 시작된지 3일만에 나고야 시장 등 우익인사들이 철거를 강요·협박한 가운데 불과 하루 만에 전시가 중단된 것이다.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열리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는 그동안 외압으로 제대로 전시되지 못한 현대미술 작품을 한데 모아 선보이기 위해 트리엔날레 기획전 형식으로 마련됐다. 평화의 소녀상은 이 중 한 작품으로 출품돼 그동안 일본을 상대로 싸운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들과 함께 전시됐다.

하지만 전시를 책임진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통을 가지고 전시회에 찾아가겠다'는 협박성 팩스가 와 안전상의 이유로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협박 외에도 수백건의 이메일과 전화로 안전상의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정례 회견에서 "(행사에 대한) 정부 보조금 교부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지난 2일 "즉각 전시 중단을 요구하겠다. (위안부)강제연행의 증거는 없다"고 망언을 쏟아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관계자는 "스가 관방장관과 오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가 오늘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중단됐다"라고 밝혔다.

전시를 준비한 큐레이터들 역시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 폭거"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2년 도쿄도립미술관에 20cm 크기의 모형으로 전시된 바 있으나 '정치적 표현물'이라는 이유로 철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