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금 확대 및 규제철폐 등 구글과 합작...유니콘 기업 확대 노력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 스타트업 기업들 가운데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뜨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발 맞춰 기존의 산업과는 차별화 된 서비스로 무장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찾는데 성공하며 각종 산업 분야에서 하나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연 유니콘 기업은 무엇이고 우리 정부는 유니콘 기업을 어떻게 육성해 나가고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 뉴욕에서 한 시민이 우버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란?

유니콘(unicorn)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조(1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을 말한다. 유니콘이란 각종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널리 알려진 ‘뿔이 하나 달린 백색의 말’로 전설속의 동물이다. 
 
유니콘 기업은 스타트업 기업이 성장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는 것에 대해, 마치 유니콘처럼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지난 2013년 여성 벤처 투자자인 미국의 에일린 리(Aileen Lee)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콘 기업으로 뽑히는 기업들은 공유 자동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우버’와 숙박공유서비스의 대명사 ‘에어비앤비’, 이미지 공유 소셜 네트워킹서비스 ‘핀터레스트’를 비롯해 깃허브, 몽고DB, 슬랙, 에버노트가 있고 중국 기업으로는 스마트폰, 노트북을 비롯한 가성비 높은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샤오미’와 승차공유서비스 ‘디디추싱’, DJI등이 꼽히고 있다.
 
우리기업으로는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게임업체 ‘크래프톤’, 가상암호화폐거래소 ‘빗썸’과 인터넷 쇼핑 사이트 ‘쿠팡’, 음식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 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 모바일 은행 앱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 숙박O2O 서비스 ‘야놀자’,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지피클럽’ 등이 꼽히고 있다.
 
유니콘 기업의 초창기였던 지난 2013년에는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은 겨우 30여개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양한 틈새시장 발굴에 성공한 기업들은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고 미국에서만 5년간 145개의 유니콘 기업들이 배출됐다. 이들의 총 합산 가치는 5559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롤모델로 자리매김됐다.
 
이에 정부는 대형 전용펀드를 조성해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창출해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을 2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유니콘 기업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연초에 벤처기업인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격려했다.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유니콘 기업

유니콘 기업들은 기존의 기업들이 생각지도 못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배달 앱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은 디자이너 출신인 김봉진 대표가 지난 2010년에 출시했다.
 
‘배달의 민족’ 앱이 나오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그동안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 위해서 직접 그 음식점에 가거나 길거리에 뿌려진 전단으로만 정보를 얻어 제한적인 정보안에서만 배달을 시켜 먹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은 주소를 설정하면 그 주소 주변에 있는 맛집들을 전부 알 수 있게 하여 다양한 메뉴, 다양한 음식점의 선택이 가능케 했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게 만들었다. 배달의 민족은 현재 후발주자인 ‘요기요’, ‘배달통’과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공격적인 광고마케팅과 다양한 서비스 전략으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의 상승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쿠팡은 선발주자인 ‘티켓몬스터’, ‘위메프’와 경쟁을 벌였으나 최근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 그리고 ‘로켓배송’이라는 서비스로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쿠팡은 기존의 택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로켓배송’으로 가입자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24시 이전에 주문한 물품을 바로 다음 날 자체 배송 시스템으로 전달해주는 서비스로 그간 택배회사의 긴 배송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던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쿠팡은 이를 위해 전국 곳곳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했고 1000여 대가 넘는 배송트럭과 5,500명이 넘는 배송직원을 채용해 로켓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쿠팡은 일본의 최고의 IT 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20억 달러(2조 2500억)라는 거액의 투자유치도 성공하며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을 비롯한 은행 서비스를 간편히 할 수 있게 만든 ‘토스’를 내놓은 비바리퍼블리카와 전국의 숙박, 레저를 한 번에 검색해 예약할 수 있게 만든 ‘야놀자’ 역시 떠오르고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쿠팡이 설 선물세트를 로켓배송했다.

활발해진 유니콘 기업 지원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 4월 기술보증기금과 공동으로 ‘제2벤처붐 확산 전략’에 따라 예비 유니콘 기업에게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는 ‘예비유니콘 특별 보증’제도를 신설했다.

이 제도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이 선제적으로 유통망을 구축하거나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쉽게 마련할 수 있도록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중기부는 1차적으로 총 보증규모 1000억원을 목표로 15~20개 기업을 선정하고 차후 이를 늘려가겠다며 금전적 지원을 약속했다. 1차로 선정된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고정보증료 1.0%에 보증비율은 95%로 대출을 받을수 있는데, 중기부는 해당 기업이 시중은행과 협약을 통해 대출을 받을 때 보증비율을 10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기부는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과 손 잡고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도 나섰다.

지난달 25일 중기부는 구글과 함께 게임과 앱 분야의 혁신 창업자를 육성하는 ‘창구(창업+구글)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참여기업 60곳을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게임과 앱 분야 창업자들에게 사업비와 마케팅 및 판로 지원을 지원한다.

이 사업을 위해 중기부는 18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구글은 120억을 출연하는등 총 305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중기부는 1차로 선정된 60개사에 대해 최대 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구글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글로벌 세미나와 1대1 코칭 프로그램등을 지원키로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열린 ‘유니콘기업 육성 토크 콘서트’에서 문 대통령이 선언한 ‘유니콘 기업 20개 달성’을 위해 “아낌없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유니콘 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재차 강조했다.


▲ 박영선 장관이 예비 유니콘 기업들에게 보증서를 전달했다.


이날 박 장관은 예비 유니콘 보증프로그램에 13개사를 선정하고 이들 기업에 보증서를 전달하며 “엔젤투자가 제2벤처 붐의 씨앗이라면, 유니콘 기업은 제2벤처 붐의 결실 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벤처생태계 활성화의 주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1천억 규모로 시범사업을 시행하지만, 선정된 13개 예비 유니콘의 결과에 따라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예비 유니콘이 좋은 성과를 올려 이 사업이 스타트업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장관은 “유니콘 기업을 노리는 창업기업들이 AI 서비스를 합리적 비용으로 접근할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일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며 “클라우드와 AI산업을 접목하면 제 2벤처붐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유니콘 기업 활성화에 규제완화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며 “규제 철폐는 모두가 절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중기부는 이를 위해 규제자유특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규제를 더 열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어 나갈 것이다. 규제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업인들에게 약속했다.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위한 방안
그렇다면 유니콘 기업을 더 키우기 위해선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정부의 지원만이 능사일까?
지난 3월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니콘 기업의 성장에 “투자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는 “투자만이 능사는 아니다. 규제 개혁 문제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꼽는 핵심은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창업 생태계에 단순히 자금만 투입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주거나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나가는 걸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어떤 스타트업들은 매출 20억~30억에 순손실까지 발생하는데도 구글이나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1조 원 넘게 투자를 한다”며 “이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상품의 서비스와 질만 좋다면 매출이 순식간에 폭증할 수 있다는 시장의 충분한 기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 예로 중국의 텐센트를 들며 “텐센트에 공급되는 콘텐츠가 재밌다면 10억 명이 넘는 텐센트의 회원들이 100원어치의 콘텐츠를 하나씩만 구매해도 순식간의 매출이 1000억 원이나 발생하게 된다”며 “텐센트 입장에선 그 정도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1조원 이상도 아낌없이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1조 원 이상을 써도 장기적으로 보면 텐센트에겐 더 도움이 되는 구조다”라며 스타트업들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정 교수는 스타트업 창업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정 교수는 “스타트업의 탄생에 창업비용이 많이 들면 안 된다”라며 “창업자 본인도 힘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투자를 결정한 파트너들이 도망간다. 이미 많은 돈이 초기에 투입됐는데 사업 모델은 생각보다 더디게 만들어지면 누가 더 투자하겠느냐?”라며 적은 비용으로 시작하고 확실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의 확장성이 생겼는데도 불구 해외로 안 나가면 국내 스타트업은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없다”며 “국내에 갖혀선 성장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과거처럼 현 기술에 안주해 사업 모델을 유지하면 요즘엔 3년을 못 버틴다. 계속 사업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고 절대 안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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