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프랜차이즈들이 흑당 열풍에 힘입어 내놓은 흑당커피, 밀크티, 버블티 등의 제품들이 최근 인기가 좋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최근 커피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흑당'이 붙는 커피 종류가 많아졌다. 흑당버블티, 흑당커피, 브라운 커피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내놓은 이른바 '블랙푸드' 열풍이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맛있기 때문이다. 기자도 흑당이라고 이름 붙여진 커피 종류를 마셔본 결과 특유의 풍미와 달콤한 맛이 좋았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백설탕보다 흑당커피가 더 좋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즉 흑당 커피가 백설탕으로 만들어진 시럽보다 몸에 덜 해롭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백설탕이 갖는 (막연한) 해롭다는 이미지가 빚어낸 망상이다. 흑당커피가 백설탕으로 만들어진 시럽보다 더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설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야 한다. 설탕을 만들기 위해선 원당이 필요하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원당을 물에 녹여 가열시킨 뒤 농축해 설탕을 결정화 한 것이 백설탕이다.

이 제조과정에서 불순물이 거의 없는 설탕이 바로 백설탕이다. 표면이나 내부에 불순물이 없어 흰색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백설탕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농축된 원당액을 재농축하면 황설탕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다시 남은 액을 재활용하면 좀 더 검은 흑설탕이 제조된다. 즉 제조과정을 거칠수록 불순물과 갈변현상에 의해 색이 탁해지는 것이다.

황설탕은 백설탕과 달리 고열과정에서 불순물을 머금기 때문에 제조과정도 백설탕에 비교해 보다 정교하지 않고 대량으로 만들어 내기 쉬워 가격이 낮다. 흑설탕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불순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따진다면 백설탕보다 더욱 몸에 해로울 수 있다. 70~80년대 때 유행하던 '달고나'를 생각해보면 된다. 백설탕을 부어 가열시키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더 달아지는 현상이다.

다만 황설탕에는 특유의 '풍미'가 있다. 고열 과정에서 갈변형상을 일으키는 것을 ‘캐러멜라이징(Caramelizing)’ 또는 캐러멜화 라고 한다. 검은색의 춘장, 달고나, 케러멜 과자, 볶은 양파 등이 갈색을 띄면 달콤하고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케러멜 자체가 인체에 유해하진 않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캐러멜색소가 인체에 나쁘지 않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몸에 좋다거나 캐러멜라이징을 통해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많아져 인체에 유의미하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국내외 어느 논문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백설탕보다 흑설탕이 더 몸에 좋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이전 황설탕이 나와 유행할 때 백설탕보다 좋다는 소문과 일맥상통한다.

아마 캐러멜라이징 과정을 통해 생긴 좋은 향과 풍미가 있어 백설탕보다 흑설탕이 더 맛이 좋게 느껴지니 이런 소문이 생겨났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최근 설탕에 대한 공포심은 과도하게 높다. 황교익 맛칼럼리스트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에서 설탕을 붓는 행위를 비난했다.

"많이 먹게 만드는 음식이 맛있는 음식이라는 그 착각에 부흥해서 식탁이 차려지고 있다. 이 일을 가장 잘하시는 분이 백종원 선생님"이라며 "온갖 곳에 설탕을 넣는다. 된장찌개에도 설탕 넣고, 고기 밑간도 설탕으로 한다"라며 비판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에 말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지만 흔히 말하는 설탕의 '백색공포'을 느낄 수 있다.

설탕도 결국 자연에서 나온 천연물이다. 사탕수수즙을 가열 처리해 액상화한 뒤 농축과 정제를 통해 순도를 높이면 당 그 자체인 백설탕이 생산된다.

물론 당분섭취가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고 몸에 이롭지 못하는 과정을 만들어 낼 순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등 부작용이 크다. 하지만 이는 모든 식품에 통용되는 것으로 건강을 위해 먹는말 자체가 흑당에게만 포함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흑당커피는 분명하게 상품성이 있고 맛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양한 커피프랜차이즈에서 판매 중이며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맛이다. 하지만 몸에 좋다거나, 백설탕보다 좋다는 것은 정확한 근거가 없는 소문이므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멀리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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