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세에 오프라인 잠식돼…편리성 추구하는 소비자 중심으로 패턴 변화

▲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노트 10은 미니멀리즘을 주목하면서 이어폰 구멍을 없앴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제공)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갤럭시 노트 10을 공개하면서 미니멀리즘을 주목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강윤제 디자인팀장은 “최대한 필요 없는 부분은 걷어내고 완성도는 높이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게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니멀리즘은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심플함)과 간결함에서 만족감을 누리는 것으로 단순하지만 실용적이고, 실용적이지만 간결한 것들을 말한다.

이는 합리적인 소비를 좋아하는 1인가구와도 맞닿아 있다. 꼭 필요하면서 실용적이고 단순한 소비패턴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 외식물가 상승에 초복 삼계탕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삼계탕 가정간편식(HMR)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는 삼계탕HMR이 진열돼 있다.

특히 간편식 위주의 HMR(가정간편식)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HMR 시장은 지난 3년 사이 63%나 급성장 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정간편식에 대한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를 발간, 조사한 결과 지난 2017년 출하액 기준 가정간편식의 국내 시장 규모는 2조 7421억 원으로 2016년 2조 2682억 원보다 20.9%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품목은 도시락 등 즉석섭취식품(52.1%), 즉석조리식품(42.0%), 신선편의식품(5.9%) 순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2016년 대비 성장률은 신선편의식품(48.3%)이 가장 높고, 즉석조리식품(38.0%), 즉석섭취식품(7.9%) 순이다.

신선편의식품은 미용과 건강에 관심이 높은 20~30대 및 직장인의 샐러드 소비 증가로 인해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 배달 어플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 (홈페이지 캡처)

또한 최근 배달앱 시장이 지난 2013년 3347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8년 3조원이나 되는 급진적 성장을 했다. 올해 2분기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승인금액이 214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배달앱 이용 확대와 온라인 구매가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의 소비패턴을 설명하는 줄임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혼술(혼자 먹는 술)', 집에서 혼자 먹는 '홈술(HOME술)', 혼밥(혼자 먹는 밥)'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7년 기준 한국 가구 10곳 중 3곳(28.6%), 562만 가구가 1인 가구로 나타났다. 총 인구 기준으로도 100명 가운데 11명이 1인 가구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한국 1인 가구 비중이 가파르게 커져 2019년 29.1%, 2035년에는 34.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1월 발행한 ‘1인가구가 이끄는 경제/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 주체가 가족에서 1인 가구로 전환되면서 유통·가전 부문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이들이 만들 새로운 산업 유행을 ‘솔로 이코노미’라고도 말했다.

▲ 1인가구 월평균 소비지출 (자료 통계청, 뉴시스 그래픽)

온라인의 강세는 1인가구의 영향도 크다. 필요한것만 사는 실용성이 극대화되면서 편리함도 보장되기 때문에 유통시장에 변화도 두드러진다.

지난 9일,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것은 1993년 11월 창립 이후 처음이다. 2분기 매출은 4조5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판매 단가가 떨어져 손실을 막지 못했다.

매출 감소에 가장 큰 원인은 오프라인 할인점의 부진이다. 할인점은 작년 2분기 558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미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대세다. 지난달 31일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가 공개한 ‘2019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Top 100 Retailers in Asia 2019)’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1위), 징동닷컴(2위), 아마존(5위) 등 상위 5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기업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 발생한 아시아 온라인 기업 대 소비자(B2C) 거래의 47%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10년 전인 2009년에 기록된 27%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와 징동닷컴, 라쿠텐과 같은 주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은 폭넓은 쇼핑 옵션을 제공하면서도 안전한 결제와 믿을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한편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은 내년부터 가계동향조사에 1인가구를 포함할 방침이다.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5년에는 27.2%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영수 한양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로 소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으려면 기업들도 소비패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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