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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한국 경제가 각종 지표로 빨간불이 들어왔다. 수출이 대부분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저성장과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R의 공포(Recession, 경기침체)의 전조는 아닌지 불안안 경제 수치의 발표들이 연이어 들어오고 있어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저물가 흐름이 디플레이션이 아니냐는 지적과 지난 분기 마이너스 역성장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수점까지 따지면 –0.04%로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은 1965년부터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했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66년부터 집계된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란 언뜻 보면 낮을수록 좋아 보이지만 사실은 소비자의 '구매력'과 매우 깊은 상관이 있다.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곧 물가와 직면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려는 수요가 없어 물가가 떨어진다면 생산 위축을 유발해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게다가 경제성장률도 그다지 밝은 미래가 아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분기대비 1.1%(속보치)에서 1.0%(잠정치)로 0.1%p 하향 조정했다.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의 영향이 가장 컸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2%를 전망했으나 이마저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경기 지표들이 모두 어렵다. 저물가 현상에 대해선 통계청은 '디플레이션'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및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한 데다 유류세 인하, 무상교육·복지가 영향을 끼쳤다"며 "상품과 서비스의 총체적이고 지속적인 하락 상태인 디플레이션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GDP 디플레이터(경상 GDP/실질 GDP) 상승률은 전년 대비 0.7% 줄었다.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김용범 기재부 1차관과 거시정책협의회에서 “연말경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내년 이후에는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점에서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경제가 대부분 저물가 현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변동성이 강하고 대륙과 열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반도국가인 한국은 그 수치가 더욱 들어난다.

주요국들의 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올해 7월 기준 미국 1.8%, 일본 0.5%, 영국 2.1%, 독일 1.1%, 프랑스 1.3%의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또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영국의 브렉시트 내홍, 홍콩 시위 격화, 일본의 대(代) 한국 무역 수출 규제 등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외부적 요인에 크게 반응 하는데다 내부적으로는 지나치게 낮은 저출산 기조와 고령화가 빨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디플레이션이 동반한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일단 정부는 재정을 활용해 경제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수요 측 요인, 즉 경제 활력이 다소 낮아지고, 한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진 것은 맞는다"며 "재정 지출 확대 등 확장적 거시정책을 지속하고 하반기 경기 보강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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