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 팀장급에 1700만원 성과급 잔치...공장 미래계획도 제시 안 해”

▲ 한국GM 노동조합이 24일 ‘2019 단체교섭 노동조합 요구 수용 및 카허 카젬과 경영진(ISP)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유한일 기자)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GM 노동조합이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ISP)들의 퇴진과 구체적인 공장 발전 계획을 촉구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자사 수입차 불매운동과 관련해서는 ‘기획단계’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24일 오전 10시 인천 부평 한국GM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허 카젬 사장은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금 즉시 퇴진할 것을 권고한다”며 “노조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그것이 이뤄질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사측에 팀장급에게만 지급된 ‘성과급’과 부평2공장에 대한 ‘미래 생산계획’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 한국GM 부평공장 외벽에 걸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퇴진 현수막. (사진=유한일 기자)

◇ “경영 어렵다면서 팀장급은 1700만원 성과급 잔치”

노조에 따르면 평균 1.7%의 임금인상과 1700~18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아간 팀장급 인원은 지난 3월 1일 기준 780명 수준이다. 노조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핑계로 고통분담을 조합원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회사는 올해 초 모든 팀장급 이상에게 1인당 평균 17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조합원들에게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한다”며 “지난해 경영적자가 8000억원이라면서 팀장급에게는 임금인상과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팀장 이상은 귀족이고 조합원은 노예인가. 회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하는데, 그러면 팀장급들도 주지 않는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측은 이미 국민혈세 8100억원을 지원 받으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정부와 약속했다”며 “그렇다면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에 대한 생산계획이 없다고 말하면 안된다. 이는 구조조정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창원이나 부평 엔진공장의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모색한다’ 라고만 했다”며 “모색은 생각일 뿐이다. 모색은 필요 없으니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GM 노동조합이 24일 ‘2019 단체교섭 노동조합 요구 수용 및 카허 카젬과 경영진(ISP)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유한일 기자)

◇ 콜로라도·트래버스 불매운동은 ‘기획단계’...조합원 여론 수렴할 것

이날 노조는 그간 논란이 됐던 ‘자사 수입차 불매운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1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재개와 수입차 불매운동 등을 골자로 한 투쟁지침을 발표했다. 노조가 언급한 수입차는 최근 출시된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래버스’다.

이에 대해 노조는 “쟁대위를 열고 수입차 불매운동이 담긴 투쟁 지침을 발표했다”면서도 “하지만 보수 언론들을 중심으로 전후 사정이 확인되지 않은 왜곡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직 불매운동은 기획단계일 뿐 조합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조합원 여론을 종합해 동의를 얻으면 과감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나 절박하고 절실하면 우리 차를 불매한다는 안을 내놓았겠나”라며 “우리는 숱하게 정리해고를 당해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회사는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에서 수입차 불매운동이라는 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회사와의 협상 방침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해진게 없다”고 했다. 노조는 “회사는 거짓말로 노조를 속이고 있다”며 “회사와 노조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다면 결국 노사 서로 힘들어진다. 회사가 이제 모든걸 내려놓고 노동자들의 정서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노조는 “회사가 전향적인 자세로 교섭안을 제시하면 노조도 심도 있는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