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 및 대내외성 리스크 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글로벌 경제의 둔화와 한국 경기 침체 등으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했다. 한은이 지난 7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금리를 1.75%에서 1.50%로 낮추면서 인하 신호탄을 쏘더니 8월 한차례 동결한 뒤 이번에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이다.

한은의 결정은 대내외성 불확실성의 연속으로 보여진다. 미중무역갈등이 완화됐지만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내수 경제 침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등으로 빠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도 “앞으로 국내경제는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그래프 (한은 자료, 뉴시스 그래픽)

비단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에서 2.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세계경제도 글로벌경제위기 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세계경제가 동반둔화 상태에 있다"면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0%로 제시하면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아시아 강국의 성장 전망이 급격히 나빠진 배경으로 중국의 성장 둔화,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를 꼽으면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로 예상했다.


또한 지나치게 낮아진 저물가 현상도 '디플레이션이 아니냐'는 공포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0(2015=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105.65), 지난달(104.81) 대비 각각 0.4% 내렸고 0.4%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65년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률은 1966년부터 집계했다.


또한 한은의 금리인하는 부담감이 적었다. 지난달 연준은 현지시간 17~18일 이틀 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2.00~2.25%에서 1.75~2.00%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국제적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 투자와 수출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노동시장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19일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라며 "여타 다른 국가의 입장에서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을 덜어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 경제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 상황을 더듬어 볼 때 금리를 더욱 내릴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한은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가 11월에 남아있지만 연내에서는 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내년 초에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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