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그린북 발표... 청와대 발표와 정반대로 경기 인식

▲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이미경 기자 | 정부가 7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는 판단을 이어갔다. 정부의 공식적인 부진 판단이 이렇게 오래 이어진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기획재정부는 18일 '2019년 10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을 발표하고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정부가 현재 경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보여준다.

그린북을 2005년 발간 이후 역대 최장 기간 동안 경기를 부진하다고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기재부는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한데 이어 7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 중이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5% 증가에 성공했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업(2.4%), 숙박·음식업(2.0%), 부동산업(2.2%)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2% 증가했고, 건설업도 0.3%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광공업은 자동차(-4.6%), 고무·플라스틱(-5.9%), 식료품(-5.3%) 등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제조업 및 전기·가스업이 감소해 1.4% 하락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3.2%p 하락한 112.4%를 기록했지만, 평균가동률은 73.8%로 1.0%p 떨어졌다.

8월 산업 지표는 서비스업 생산, 소비, 건설·설비투자는 증가했지만 광공업 생산은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지만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 0.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1.9%)와 건설투자(0.3%), 소매 판매(3.9%) 모두 증가했다.

9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1.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그린북은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0.4% 하락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세,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했다.

현재 경기에 대해선 "대외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갈등의 경우 1단계 합의가 있었으나 향후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재정집행을 가속화하고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의 경기 부진 평가 발표는 청와대의 인식과 달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허위 정보로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0월 14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우리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이 수석은 "글로벌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고, 너무 쉽게 위기를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특히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이미 진입을 했다는 진단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