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사실무근” 일축

▲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지난해 8월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경영에서 물러난 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의 ‘자숙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새다. 자진사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그룹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대웅제약 임원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일각에서는 윤 전 회장이 조만간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대웅으로 4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경영에서 물러날 당시 대웅제약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다만 대웅제약의 최대주주인 ㈜대웅의 최대주주(11.61%)이자, 2대주주인 대웅재단(9.98%)의 이사장직을 지키고 있다.

㈜대웅의 지분은 윤 전 회장 외에도 엠서클(1.77%), 디엔컴퍼니(1.77%), 블루넷(0.26%), 아이넷뱅크(0.16%) 등 기업 네 곳이 총 3.9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윤 전 회장은 이들 회사 지분 보유를 통해서도 지배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먼저 2008년 설립된 의료기기 도·소매업체인 엠서클의 최대주주는 65.3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인성TSS다. 이 회사는 윤 전 회장이 소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주주는 윤 전 회장이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디엔컴퍼니 역시 엠서클 지분 26.37%를 보유하고 있다.

디엔컴퍼니는 사실상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윤 전 회장이 디엔컴퍼니 지분 34.61%를 소유하고 있으며,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스포츠교육 사업을 하는 블루넷이 14.83%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회장은 블루넷 지분 53%를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개발 회사 아이넷뱅크의 역시 윤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가 있다.

지주사와 관계 회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데다 몇몇 기업에서는 최대주주로 등극된 것은 윤 전 회장이 여전히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윤 전 회장은 대웅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 외에도 자신의 개인회사인 이지메디컴의 최대주주(23.79%)로 있으며 대웅 내 역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대웅, 대웅제약 등과 거래한 내부금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윤 회장이 ㈜대웅의 최대주주로 있고, 지주사 지분을 보유한 여러 회사에 관여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경영복귀설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대웅제약 경영에서만 물러났을 뿐이지 여전히 그룹의 모든 실권을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갑질 파문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윤 전 회장이 4개월 만에 국내로 들어와 대웅제약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는 보도 또한 나오면서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대웅제약 측은 윤 전 회장이 주식 보유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는 점, 대웅제약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을 모두 부인하며 경영복귀설을 일축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윤 전 회장이 대웅제약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말은 모두 사실무근이다”라고 말했다.

▲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갑질 보도. (사진=YTN 캡쳐)

한편 윤 전 회장은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검사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직원들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은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경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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