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미 수법으로 폭리 취해온 범죄조직도 검거

▲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이지현 기자 | 유명 가수의 공연 티켓을 구매했다가 웃돈을 받고 다시 되파는 이른바 ‘플미충(프리미엄과 벌레의 합성어)’의 근절에 경찰이 속도를 내기로 했다. 플미 수법을 통해 암표를 팔던 대규모 범죄조직을 검거하는가 하면 온라인 신고센터를 운영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청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일 “온라인 암표상에 대해 업무 방해죄 등으로 처벌이 가능함을 확인하고 지난 7월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실제 가격의 10배로 되팔아 폭리를 취해온 범죄조직을 검거했다”며 “신고창구 운영 등 ‘온라인 암표 대응 체계’를 마련해 온라인 암표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인기가수의 국내외 팬들은 콘서트나 팬미팅과 같은 행사가 열릴 때 마다 플미충에 몸살을 앓는다. 11만 원이었던 콘서트 가격이 100만 원이 되는 일도 다반사다. K-팝 인기 아이돌의 경우 중·고등학생 팬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구매하는 팬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BTS(방탄소년단)의 경우 플미충 근절을 위해 소속사 차원에서 본인이 구매한 티켓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경우에도 입장을 시키지 않겠다는 강경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미성년자 팬들이 부모의 계정으로 예매하거나 결제한 경우가 많아 지난 6월 BTS 팬미팅 공연에 다수의 미성년자가 출입하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BTS 뿐 아니라 그 어떤 소속사도 팬들도, 가수 본인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공연문화가 플미충에 몸살을 앓는 일이 잦아지자 경찰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의 일환으로 경찰은 지난 7월부터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티켓 구매 행위 특별단속’을 실시했는데, 유명 아이돌 가수의 13만 원짜리 티켓을 150만 원에 되판 범죄조직을 검거했다.

검거된 조직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티켓을 구매해 실제 가격의 최대 10배까지 불려 되팔아 상습적으로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직은 총책과 매크로 제작자, 티켓 운반책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움직였으며 국내 뿐 아니라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암표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과 문체부는 이번 검거사례를 기반으로 ‘경찰청-문체부 합동 온라인 암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암표상 근절 대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우선 ‘온라인 암표 신고 창구’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대중음악 공연의 경우 내년 1월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예술 종합정보시스템에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을 신설한다. 또 암표상이 많기로 잘 알려진 프로야구 등 프로 스포츠도 내년 3월에 신설된다. 문체부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 티켓 구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현장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고받은 사례는 문체부가 티켓 판매업체와 협업해 사실관계를 점검한 후 의심사례를 선별하게 된다. 이어 경찰청이 자료를 넘겨받아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과 문체부 관계자는 “온라인 암표는 문화산업의 유통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한 행위”라며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의 암표를 구매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하고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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