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회사돈 797억원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변호인단에 대법관 출신 2명을 포함한 `거물급 변호사' 4명이 추가로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검찰이 기소할 당시 유재만(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ㆍ이승섭(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ㆍ이병석 변호사 등 검사 출신 인사들을 내세워 구속을 모면하려 했던 현대차측이 변론 단계에서는 판사 출신 인사들을 대폭 보강한 것이다.
28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정 회장측은 26일 오후 법원에 김상근ㆍ김재진ㆍ신필종ㆍ이임수ㆍ정귀호ㆍ박순성 변호사 등 6명의 명의로 보석을 신청했으며 김재진ㆍ박순성 변호사를 제외한 4명은 최근 새로 선임됐다.
변호인단에는 이임수ㆍ정귀호 변호사 등 전직 대법관 출신 인사가 2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끈다. 1심 재판 변론에 대법관 출신 인사가 참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 다.
이임수(63)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전주지법원장을 거쳐 1994년 대법관에 임명돼 2000년 퇴임한 뒤 개업해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에 몸담고 있다.
함께 선임된 정귀호(66) 변호사는 춘천지법원장을 거쳐 1993년 대법관에 임명돼 1999년 퇴임한 뒤 현재 법무법인 `바른법률'에 소속돼 있다.
새로 선임된 김상근ㆍ신필종 변호사 등 2명도 김앤장 소속이다.
세인의 주목을 끄는 대형 사건을 `싹쓸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이번에도 `초호화 변호인단'에 합류해 정회장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김 변호사는 올 2월 서울동부지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퇴직한 뒤 3월 김앤장측에 합류했으며 신 변호사는 1992년 판사직을 사직한 뒤 오랫동안 김앤장에서 활동 중이다.
이밖에 김재진 변호사는 지난해 2월 부산고법원장을 끝으로 퇴임한 뒤 개인사무소를 차렸고, 박순성 변호사는 작년 2월 사직한 뒤 김앤장에 합류하는 등 최근 개업한 인물들이 변호인단에 다수 포진돼 있다.
기업인 범죄사건 재판과 관련해 수시로 논란이 돼온 `전관예우 관행'이 이번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법원 안팎에서는 변호인단에 대법관 출신 인사가 추가로 선임된 것에 대해 `상징적 의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차피 실무는 여러 중진 변호사들이 나눠 맡기 때문에 법원 최고위직인 대법관을 지낸 변호사가 1심 재판부터 참여하는 것은 그만큼 이 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크다는 것이다.
정 회장 사건에는 김앤장ㆍ태평양 등 대형 로펌 2곳 소속 변호사들을 포함해 20여명의 변호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첫 공판은 6월 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