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구조 드론. (사진=정연우 교수팀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디자인한 ‘응급구조 드론’이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드론은 접근이 힘든 산악에서 사고를 당한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의 정연우 교수팀의 ‘911$ 응급구조 드론(Rescue Drone)’ 디자인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정연우 교수와 한가을, 박초은, 차진희, 장우인, 이정무 연구원이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프로페셔널 콘셉트(Professional Concept)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정 교수팀이 디자인한 응급구조 드론은 ‘하늘을 나는 들것’이다. 환자가 누울 수 있는 들것에 8개의 프로펠러와 유선 배터리팩이 연결된 형태다. 지상에서 1m 상공에 들것을 띄워 이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들것에 설치된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수평을 유지하며 구조대원이 갖고 있는 배터리팩과 연결된 선을 따라 이동하는 팔로우미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외부에 배치해 들것의 무게를 줄이고 체공시간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차진희 연구원은 “현재 산악사고가 발생하면 환자 1명을 구조하기 위해 4명 이상의 구조대원이 투입되며 들것을 활용한 불안정한 하산과정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응급구조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한 구조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911$ 응급구조 드론은 디자인 컨셉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양산을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정연우 교수팀은 ㈜드론돔(대표 서성빈)과 함께 실제 작동방식과 구조를 고려한 양산 설계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로 응급구조 드론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연우 교수는 “첨단 센서나 원격제어, 장애물 인식 같은 복잡한 기술이 아닌 접근하기 쉬운 보편적 기술을 적용해 디자인을 진행한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에 제작·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개발국가와 제3세계에서도 널리 활용돼 생명을 구하는데 쓰일 수 있어 더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한다. 이번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는 총 56개국으로부터 7300여개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78명의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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