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오른쪽)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붙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신사업과 면세점에 주력하는 등 경쟁 그룹사와 다른 행보를 보여 기대치를 올렸으나 아쉬운 성적표가 나오면서 이마저도 의문을 사게 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과 정교선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린푸드의 연결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2%, 5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현대백화점은 18.1%, 현대그린푸드는 34.4% 각각 줄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 341억 원을 기록하면서 실적부진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이익도 226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77.8%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은 현대리바트, 면세점 등 그룹 양대 축의 자회사 실적이 대규모 적자를 낸 탓이다. 그룹사가 택한 사업다각화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였던 지난해 백화점에서만 거둬들인 수익이 전년대비 7% 줄어든 3661억 원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회사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 742억 원 적자를 내면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3688억 원, 영업손실 74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실적인 매출액 330억 원, 영업 손실 419억 원보다 더 악화됐다.

현대그린푸드 또한 실적 부진에 맥을 못추고 있다. 자회사인 현대에버다임, 현대리바트의 실적이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 23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9% 감소했다. 매출액도 1조2376억 원으로 8.4% 줄었다. 현대리바트는 작년 4분기만 보더라도 영업이익이 88.5%나 축소된 9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2000만 원으로 99.6%나 주저앉았다.

현대에버다임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에버다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억 원으로 78.4%나 감소했다. 매출액은 2486억 원으로 20.1%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88.6%나 낮아진 12억 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일부 계열사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의 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당장의 전망은 어두운 상태다. 심지어 앞서 두타면세점이 자리했다가 실패했던 곳에 들어섰기 때문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올해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KB증권은 코로나19 여파로 현대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 8%씩 낮추며 올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면세점 역시 매출액을 11%나 하향조정했다. 또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흑자전환까지 수익성이 개선되긴 어렵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특히 현대L&C는 영업권 손상차손이 2년 연속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본지는 현대백화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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