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국내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면서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당초 하루에 하나씩 바꿔 사용하던 마스크를 며칠씩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면서 1인당 일주일에 2매까지만 구매가 가능해져 하루만 쓰고 버릴 수가 없게 됐다. 그렇다면 마스크는 최대 며칠까지 쓸 수 있을까?
최근 현직 의사 유튜버인 ‘용닥터’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스크의 사용기한, 재사용과 관련한 영상을 게재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로 의료진이 부족한 대구에 자원해 현장에서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영상 속 마스크 재사용과 관련한 내용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Q. 마스크 재사용, 최대 몇 시간?

용닥터는 미국질병관리본부(CDC)에서 발표한 ‘펜데믹 플래닝(pandemic planning)’에 따라 마스크 재사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펜데믹 플래닝은 의료진들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N95마스크를 기준으로 마스크 재사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용닥터는 ‘펜데믹 플래닝’에 따라 마스크의 상태가 심하게 손상이 가지 않은 선에서 마스크를 최대 8시간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먼지가 많은 환경, 즉 작업장이나 공사장 등의 환경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에서는 마스크 자체의 위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8시간을 1회 기준으로 잡되 △마스크가 심하게 구겨지거나 파손이 된 경우 △육안적·비육안적으로 마스크가 확실하게 오염이 된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호흡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폐기하고, 이 경우가 아니라면 마스크 재사용이 충분하다.

Q. 마스크 보관법?

일반적으로 마스크는 출근길, 등굣길에 사용하고 벗어두었다가 퇴근길, 하굣길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위에서 말했던 하루 8시간 착용을 하지 않으므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일주일까지도 쓸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시간동안 어떻게 보관하는 게 좋을까?


용닥터에 따르면 가장 좋은 방법은 벗은 상태 그대로 걸어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썼던 마스크를 접거나 구겨서 주머니에 넣어 놓거나, 책상 위에 올려놓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마스크가 건조할 때 박테리아와 세균 등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가 잘 마를 수 있도록 걸어서 벗은 상태로 걸어두어야 한다. 또는 마스크를 보관할 통이나 종이가방 등을 개인적으로 챙겨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용닥터는 “마스크 내에 균이 번식하는 것보다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더 문제”라며 “습기가 차면 작은 입자들을 정전기를 이용해 걸러주는 건데 습기가 차면 정전기가 작용을 못하게 되면서 미세한 작은 입자들을 걸러주는 기능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Q. “마스크 재사용 절대 안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뭐가 사실인지?

마스크 재사용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용닥터는 ‘논리적으로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한 이유’라는 영상을 통해 마스크 재사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반인 뿐 아니라 감염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마저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것.

그는 “물리적으로 봤을 때 필드에서 직접 감염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미국 의료진들 조차도 마스크를 재사용한다”며 “심지어 몇 십년간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 어떤 근거도, 대안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감염 최전선에있는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재사용하는데, 지역사회 일반인들이 마스크 재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은 엄청난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단, 그가 말하는 재사용은 마스크가 파손되지 않고, 잘 말려 다시 사용하는 등의 보관이 잘 이루어졌을 때다. 또 면마스크나 일반 일회용 마스크 등이 아닌 필터가 있는 ‘KF마스크’의 경우라고 한정했다.
Q. 마스크를 재사용하면 세균이 번식되지 않나

그는 세균이 번식되는 것은 맞으나 호흡했을 때 겉면에 묻은 세균이 호흡기로 들어와 감염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용닥터는 “중요한 것은 마스크 겉면에 세균이 번식했다 하더라도 호흡을 했을 때 들어오지 않는다. 마스크 외형이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면 마스크가 필터를 뚫고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세균으로 알려져있는 세균의 크기가 0.2-0.5μm(마이크로미터)인데, 이 작은 세균이 마스크에 앉아서 번식을 했고, 이 세균이 필터를 통과해서 내 호흡기로 들어가고, 호흡기의 면역계를 이겨내고 질환으로 발전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마스크에 파손이 없고 잘 관리했을 경우 겉면에 묻은 세균으로 감염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Q. 마스크 겉면이 아닌 안쪽에 번식하면 어쩌나?

마스크 겉면에 세균이 묻어도 재사용 했을 때 위험이 적다면, 마스크 안쪽에 세균이 번식했을 때는 위험할 수 있지 않을까. 용닥터는 이에 대해서는 “겉에 있는 세균이 안쪽으로 까지 들어와 번식할 수 있는 마스크는, 그 정도로 습기가 많이 찬 마스크는 진작에 폐기를 해야하는 것”이라고 했다.

겉에 묻은 세균이 마스크 안쪽까지 들어 오려면 축축한 마스크여야 하고, 그 정도까지 습기가 찬 마스크는 재사용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했던 마스크를 걸어서 보관하고 말려야 한다던 의견과 이어진다.

용닥터는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적절한 곳에 걸어서 충분히 건조를 시켜주어야 한다. 그래야 마스크 겉면에 붙어있던 박테리아나 세균들이 건조한 환경에서 죽을 수 있다”며 “다만 마스크를 착용할 때 겉면을 손으로 만졌다면, 손을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Q. 마스크 안쪽에 내 침이나 콧물이 묻을텐데 위험한 건 아닐까.

마스크를 쓰다보면 자신의 침이나 콧물 등이 묻을 때가 있다. 그러나 용닥터에 따르면 본인의 침이나 콧물은 자신에게 절대로 해가되지 않는다.


◇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용닥터는 현재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 지원해 의료 봉사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구에서 일하면서 직접 확진자들을 마주하고 진료하며 느낀 점을 소신있게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을 꽃에 비유해 설명하며 “사회적 소수에 대한 마녀사냥이 더 문제다. 사람들은 꽃이 시들었는데, 시들어버린 꽃만 보고 손가락질 한다”며 “꽃이 시들게된 이유는 토양이 나쁠수도, 관리를 소홀히해서 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인 78세 여성이 대구에 다녀왔으나 다녀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진료를 받았다가, 확진판정을 받고 한 대형병원을 폐쇄시킨 사례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많은 의료기관에 대해 보상체계를 마련해준다거나, 위험지역에 다녀온 사람들이 다른 증상이 있을 때 마음놓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어떤 병원을 지정해서 사람들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영상 아래에 댓글을 통해 확진자들의 동선 공개가 과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요즘 너무도 당연한 듯이 확진자들의 정보와 동선이 필요이상으로 공개되고 있다. 마녀사냥도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고 썼다.

이어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내가 확진되었을 때 의도치않게 다른사람들에게 미쳤을 피해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고 한다”며 “서로간의 혐오감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마녀사냥으로 자살을 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꼭 본질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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