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한국 외환보유고 8300억 달러 기준 맞춰야”

투데이코리아=김정훈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 사태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이동을 금지하면서, 수요와 공급 위축에서부터 실물경제 위기, 그리고 금융위기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한미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문이 발표돼 화제다.

지난 8월 김대종 교수(세종대학교 경영학부)가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에 한미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 확대”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에서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달러 부족, 한일과 한미 통화스와프 거부, 우리나라 단기외채비율 상승, 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 75% 그리고 신흥국 국가부도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두 배로 확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실물경제에서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20년 초부터 3월까지 외국인은 약 12조 원의 한국주식을 매도한 점, 그리고 지난 3월 17일 환율은 1238원으로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고,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역사상 처음으로 0.7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한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또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그리고 전자 등 모든 업종 수출이 큰 폭으로 줄고 무역의존도가 75%인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3월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원유 100%를 수입하고 중국 호주에 수출하는 수출품목 2위인 석유화학이 막히고 있는 상황에 2020년 1월 경상수지는 10억 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 수요와 공급을 위축시키면서, 수출 강국인 한국이 가장 취약한 국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0%로 낮추고 양적완화(달러공급)를 시작했지만 역부족이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모든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30% 하락한 점을 반증으로 들었다.

우리나라 국제금융 현황도 심각한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2020년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은 약 34%로, 201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비율이 올라가면서, 일본계 자금 유출을 시작으로 개시됐다. 이후 많은 외국인들이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면서 IMF 위기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란은 지난 3월 12일 IMF에 약 6조 원의 긴급자금 요청을 했다. 전 국민 이동을 금지한 이탈리아는 국가부채 비율이 높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유럽에서 가장 많다. 김 교수는 이들 국가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는 2019년부터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현재 외환 부족 국가는 이탈리아,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파키스탄, 이란 그리고 남아공이다.

2020년 3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4,019억 달러는 BIS 권고액보다 4,300억 달러 부족하다. 한국 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은 25%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높은 자본시장 개방성과 유동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쉽게 유출을 할 수 있다. 정부는 2010년 종료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세계 9위라고 말하지만, 의미가 없는 순위이다. 우리나라 GDP의 절반도 안 되는 스위스, 홍콩, 대만,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외환보유고가 한국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4097억 달러 세계 9위 외환보유고라고 국민을 안심을 시키지만, 실제로는 IMF와 BIS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제조업 강국이면서, 무역의존도가 75%이다. 그러므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1조 달러 이상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우리가 자력으로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제1방어막인 외환보유고를 1조 달러 이상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20년 3월 지금까지 1997년 IMF의 위기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고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은행은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채권은 매도하고,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하도록 현금과 국채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3대 원리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이다. 외환보유고는 너무나 소중하기에 모기지 채권은 매각하고, 국채와 달러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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