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국내 경제 전망.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폐렴) 여파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3%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당시 –5.1% 이후 최저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8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0년 1/4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3%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올해 경제위기 수준의 극심한 경기침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정부의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장기간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경제여건의 부실화와 사실상 마비상태에 이른 생산·소비활동,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위축으로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흐름을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향후 장기불황국면으로 진입하게 될지 여부는 코로나19 상황의 종결시점, 미·중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폭, 정부대응의 신속성과 실효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수부문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해 오던 민간소비는 –3.7% 성장하며 상당기간 심각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한경연은 전망했다.

기업실적부진으로 명목임금상승률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활동의 물리적 제약,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으로 바닥에 이른 소비심리가 민간소비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과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 등 구조적 원인 역시 민간소비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마이너스(-)성장을 지속해 온 설비투자는 내수침체와 미·중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위축에 따라 -18.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공사차질과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에 기인해 감소폭이 -13.5%에 이를 것이라고 한경연은 전망했다.

경제위기 시마다 경기반등의 효자역할을 해줬던 실질수출의 경우에도 글로벌 경기의 동반하락으로 인한 세계교역량 감소로 –2.2% 성장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 재확산,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락,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대량실업 발생가능성이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주요국의 예상을 웃도는 성장률 하락, 반도체단가 상승폭 제한, GVC(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1%p 낮은 0.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낮은 수요압력, 서비스 업황 부진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와 고령화 등 구조적 원인이 물가상승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기조가 지속되면서 51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0억 달러 줄어든 수치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상반기 중엔 우리경제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역시 극심한 경기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향후 경제정책은 국가재정을 일시에 소진하기 보다는 하반기 이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는 장기 침체기로의 본격적 진입가능성에 대비해 재정여력을 일정 정도 비축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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