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보다 통합교과형, 문제유형 다양화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서울대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 2차 예시문항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1차 예시문항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통합교과 형태를 강화하고 문제 형식을 다양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대는 보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통합적으로 출제했다고 밝혔으며 일선 학원가에서도 본고사 논란에서는 자유로우면서도 통합적이며 심층적인 문제가 출제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 출제 의도 = 교과서를 기초로 다양한 문항을 예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는 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인문계열에서는 사회, 지리, 문학, 미술,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문제를 출제했다.
특히 문항2는 고전 문학과 미술을 통합해 실제로 미술작품을 비교 감상하도록 시도했고 지리적 지식을 바탕으로 일제시대 사람들의 삶을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해 서술하게 하는 3번 문제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자연계열에서도 수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통합교과적인 문제가 주류를 이뤘다.
문항1번은 쌍곡선, 포물선 등 수학적 개념을 반사망원경과 접목시켰고 미.적분을 물리학과 연계(2번)하거나 지수와 로그를 별의 밝기 등 지구과학에 활용(3번)하는 등 범교과적인 문제가 많았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중시한 작년 문제에 비해서는 조금 더 수리ㆍ과학적 이론에 충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1차와 마찬가지로 정답이나 계산을 요구하지 않고 원리와 이유 등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문제 중심으로 출제되면서 본고사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 학원가 분석 및 평가 = 학원가 등에선 다양하면서도 통합교과적이고 심층적이면서 창의적인 해결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유웨이 중앙교육은 분석자료를 통해 "주제에서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고르게 출제됐고 제시문이 다양한 교과영역으로 확대된 데다 각 과목을 접목한 통합교과적인 성격이 강화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종로학원도 분석자료에서 "출제분야가 다양한 교과로 확대됐으며 동서양 고전을 안배하고 그림을 직접 지문으로 출제하고 수리ㆍ과학의 원리들이 통합됐다"고 분석했다.
대성학원도 "이번 예시문항은 통합 교과적 문제들이며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만 제시문이나 자료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더라도 깊이 있는 사고를 요하는 문제들이어서 쉽게 답안을 작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1차에 비해 심층적인 문제가 나온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 학원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정형화된 문제 유형에서 벗어나 창의적 해결능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추가됐고 제시문도 그림과 도표 지도 등으로 다양화된 것으로 요약된다.
계열별로는 인문계열은 상황을 설정한 뒤 창의적인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제와 환경,예술, 문명,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제시문이 눈에 띈다.
자연계열 역시 1차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통합교과적인 성격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본고사 논란이 일 가능성과 관련,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지식 자체보다는 지식에 기반한 창의적인 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려 했다"며 "논술고사 심의기준에 부합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예시문항과 비교해 "서울대가 가장 교과서에 충실하며 다른 대학과 비교해 인문계와 자연계의 계열별 특성을 가장 차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비 전략 =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교과 논술에 대비하려면 기본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방식으로 학습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과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시사적인 현안과 연결하거나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에 적용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문계열의 경우에는 자료 분석 능력과 활용 능력이 중요한 만큼 제시된 글이나 자료를 깊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교과 지식과 시사적 사안들을 폭넓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자연계열은 수리ㆍ과학적 기본 지식과 원리를 정확히 익혀두고 깊고 폭넓게 이해하는 학습방법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또 다방면의 꾸준한 독서를 통한 사고력 배양과 글쓰기 훈련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본개념과 원리를 알고 있더라도 이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풀어쓰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많은 문제를 주어진 시간에 해결하려면 분석능력과 글쓰기 능력이 숙달돼야 하므로 다양한 분량과 형식의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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