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분유값 없어 우발적으로

실직 후 생계비 마련을 걱정하던 20대 가장이 강도짓을 저지른 뒤 경찰에 자수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9일 이웃집에 침입해 잠자고 있던 주부를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김모(27·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8일 오전 2시40분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이모(59·여)씨 집에 복면을 쓰고 침입해 흉기로 이씨를 위협한 뒤 목걸이 등 귀금속 150만원 상당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공사현장에서 인부로 일해 오던 지난 4월 초순, 일거리가 없어 실직한 뒤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비를 걱정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노모와 아내 등 가족에게는 실직했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 채 고민해 오던 김씨는 11개월 된 아기의 분유값마저 바닥이 나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이 현장 주변을 탐문하는 것에 겁을 먹고 범행 발생 3시간 만인 28일 오전 5시30분께 인근 토곡지구대를 찾아가 자수했다.

김씨와 가족들은 "생계가 막막한 나머지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탈뉴스 | 차정석 기자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