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마시라더니... 합성착향료, 화학적합성품 함유

<사진='광동 옥수수수염차만 마시면 날씬해지고 예뻐진다?' 광동 옥수수수염차 광고>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광동제약의 제35기 주주총회에서 최수부 회장은 "지난해 매출액은 25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신장했다"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광동옥수수수염차'라는 1등 제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2006년의 침체국면을 극복하고 창사 이래 가장 뛰어난 실적을 이루어 냈다"고 말했다.

그간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는 소비자,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이 음료를 마시면 날씬해지고 예뻐진다'라는 광고카피로, 아무리 비싸도 나름대로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너도나도 사마시게 하는 일종의 모방심리를 이용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V라인'이 아닌 '중금속라인' 열풍

유명 여자연예인을 앞세워 이른바'V라인'의 열풍을 몰고 온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가 최근 '중금속 논란'의 광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행하는 '소비자리포트' 3월호에서는 옥수수수염차 등 액상차 음료와 침출차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 중금속 검사를 한 결과 9개 제품에서 납, 비소, 카드뮴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리포트에서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시내 대형 마트에서 제품을 구입해 같은 해 12월 31일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이뤄졌다.

소비자리포트에 따르면 "페트병에 음료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액상차와 티백을 물에 담가 마시는 침출차 등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4대 유해 중금속 검사 결과 9개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며, 납이 검출된 제품은 광동 '옥수수수염차'(0.3㎎/㎏)와 샘표 '유기농 보리차'(0.4㎎/㎏) 등 4개였으며, 녹차원'옥수수수염차', 동서 '유아용 순보리차' 등 7개 제품에서는 0.1~0.2㎎/㎏의 비소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또 동서식품 '결명자차' 등 2개 제품에선 0.2㎎/㎏의 카드뮴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비자리포트는 액상차의 납 기준치를 현행 ㎏당 2㎎에서 코덱스(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과일음료 기준인 0.3㎎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검출된 납은 기준치(액상차 ㎏당 2㎎, 침출차 ㎏당 5㎎까지 허용) 이하지만 물이나 음료 대신 마시는 소비 형태를 고려하면 차제품이 아니라 음료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판되는 액상차는 먹는 물에 고형분을 첨가한 제품이기 때문에 먹는 물 수질 기준에 근거해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정한 현행 식품공전(어떤 식품을 제조할 때 첨가물 원료는 무엇이며, 얼마만큼 넣어야 하며 어떤 방법으로 제조해야 하며 검사는 이러한 방법으로 한다는 기준 및 규격)은 액상차의 납 규격기준을 2.0㎎/㎏, 침출차 5.0㎎/㎏으로 각각 정하고 있지만, 비소, 카드뮴, 수은 등은 규격기준 조차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리포트의 한 관계자는 특히 옥수수수염처럼 “페트병 형태의 액상차는 젊은 층 소비자를 겨냥해 다이어트나 건강에 좋은 제품으로 광고되고, 소비량도 급증하고 있어 더욱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홍보실 유재선 차장은 "단 1회의 검사로 납성분이 검출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의뢰한 기관 또한 국가공인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자체적으로 대한식품연구소를 통해 2개월에 1회씩 총 6회의 무작위 검사를 실시했으나, 납은 검출되지 않았다"며 소비자시민모임의 주장을 반박했다.

▲차맛내려 화학적 합성재료 사용

한편 옥수수수염차의 원재료 중 차 외에 여러 가지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효소처리 스테비아, 글리신, 합성착향료(현미향), 유카추출물, 폴리리신, 글리세린, 비타민B1 라우릴황산염 등 대부분 단맛이나 구수한 맛을 내거나, 항균제, 혹은 이를 위한 용제로 쓰이는 화학적 합성품이다.

건강을 위해, 미용을 위해 마시라던 액상차에 옥수수향, 현미향 등 합성착향료를 사용하여 인위적으로 맛을 부가하는 것은 어찌보면 소비자를 속이고 기만하는 전형적인 상품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얼마 전 대한신장학회 소속 교수는“옥수수 수염차가 콩팥 환자들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관련 연구가 있다”며“옥수수 수염차의 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마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옥수수 수염차에는 다량의 칼륨이 함유돼 있고 소변을 원활히 배출하게 해 부기를 빼는 등 강력한 이뇨 작용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만성신부전 환자에게는 이뇨작용은 커녕 다량의 칼륨이 축적돼 심할 경우 심장마비까지 올 수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옥수수수염차가'V라인'을 만들어 준다는 광고는 옥수수수염차에 대한 이뇨작용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전하며,“이뇨제 성분이 불특정 다수에게'좋은 것'으로만 선전돼 걱정스럽다. 질병과의 연관성도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말은 결국은 소비자가 판단해야겠지만 광고처럼 기능성 음료만 마신다고 건강이 기대만큼 좋아질 수도 없고 일종의 보조 기능은 기대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르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광동제약은 옥수수수염차, 비타500과 같은 기능성 음료의 등 기능성 음료를 기반으로 제약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증권의 한 관계자는"옥수수수염차는 출시 첫해인 2006년 매출 20억원, 작년 440억원에서 올해는 64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비타500도 930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서 나온 현금으로 광동제약은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부족한 제품라인을 재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옥수수수염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2006년에 비해 20.2% 증가한 2405억원,영업이익은 12.2% 증가한 305억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