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이고 일방적 발성법이 성대질환 키워

프라나 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

현재 일고 있는 아나운서 입사 지원 열기는 광풍에 가깝다. KBS, MBC, SBS 등 매년 있는 주요 방송사의 아나운서 시험은 1,000~2,000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젊은 대학생들의 희망직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여대생들의 아나운서 선호와 지망 열기는 전문학원의 수강열기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기천만원 수험 비용을 들이면서도 정작 아나운서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목소리는 잘못된 관리법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의 안철민 원장은 “아나운서나 성우 등 목소리 직업을 희망하는 지망자 중 일반 학원의 비전문가들로부터 발성법 등을 교육 받아 목소리가 악화된 경우가 적지 않다”며 “목소리가 좋은 않다면 음성전문 치료기관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목소리를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나운서에 2년째 도전을 하고 있는 이세나씨(26).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학원에서 1년 이상 훈련을 받고 있다. 매일 2-3시간씩 반복된 기사의 원고를 읽으면서 호흡법과 발성법, 읽는 법을 배웠다. 이세나씨가 병원을 방문한 이유는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원고를 읽고 나면 목의 통증이 유발되고 성대가 긁히는 듯한 걸걸한 목소리가 나기 때문에 성대의 이상이 있나를 보고자 내원했다. 성대검사와 목소리 검사 상 성대의 하부에 부종성 성대결절이 관찰되고 성대의 후방에 심한 발적 소견이 보이는 전형적인 근긴장성발성질환의 한 예였다. '

▲목소리 직업 위해선 초기 성대질환 반드시 잡아야

성대의 상태와 발성 습관을 고려치 않고 일방적인 강하고 굵은 목소리, 말 끝을 강하게 내리기 위한 훈련으로 성대질환이 발생된 것이다. 더욱이 “ㅅ”과 “ㄹ”의 자음 문제가 있었던 그녀는 이에 대한 적절한 교정이 이뤄지지 않아서 더욱 목에 힘이 들어가는 발성을 하다가 상태가 악화됐다.

아나운서는 지속적인 강한 톤의 발성을 하거나 개성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이런 직업에서 필요한 것은 성대의 근육이 지속적으로 지치지 않고 사용될 수 있도록 지구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호흡을 지속적으로 효율적으로 낼 수 있는 발성훈련이 먼저 선행되면서 정확한 조음점을 확인하면서 읽는 훈련이 돼야 성대의 손상을 피하면서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목소리를 내는 근본이 되는 성대의 훈련이 돼 있지 않은 가운데 '읽기' 만을 강조하고, 특히 아나운서 특유의 발음과 소리를 강조하다 보면 성대가 미처 단련되지 못한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아나운서의 꿈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성대질환으로 꿈을 접을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목소리 변화가 일어날까?

이러한 현상이 발생되는 원인에 대해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일부 학원에서 교육생마다 갖고 있는 각각 다른 발성습관과 발음습관, 성대의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학원의 교과 과정에 따라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이 이루어 지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강한 성대를 갖고 있거나 발성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 경험하는 기사 읽기, 호흡 등은 오히려 성대를 더욱 상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마다의 독특한 각각의 발음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발음을 교정하기 위해 반복훈련만을 할 경우 더욱 나쁜 발음이 고착되어 목소리까지 손상을 주게 만들 수 있다. 먼저 정확한 자신의 발성습관과 성대의 상태, 발음 상태를 확인한 후에 자신에게 적합한 교정훈련과 교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생을 지도할 때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기 위한 구강과 비강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정확한 조음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또 목소리를 만들 때 정확한 성대의 울림과 목소리의 완성을 위해 효율적인 발성을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성대질환으로 의심할 수 있는 목소리 자가진단법

1. 말을 하고 나면 목이 불편하다.
2. 아침과 저녁에 목소리 차이가 많이 난다.
3. 읽기를 반복하면 목에 통증을 느낀다.
4. 목에 자주 건조함을 느낀다.
5. 목소리가 자주 변한다.

도움말 : 안철민 원장(프라나 이비인후과 www.ipra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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