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내달 하순 귀국하는 추미애(秋美愛) 전 민주당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탄핵 역풍'에 휘말려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도미(渡美)한 추 전 의원의 `컴백'은 시기적으로 유동성이 증폭되고 있는 정국 상황에 촉매제로 작용할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탄핵 주역' 조순형(趙舜衡) 의원의 성북을 보선 당선을 바탕으로 범여권 통합론 등 정계개편에 가속도를 내고 있고, 수세에 몰린 열린우리당은 조기 정계개편 반대를 거듭 표명하며 당의 대오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 여권 핵심인사들과도 가까운 추 전 의원의 위치로 볼 때 그가 양당간 '기싸움'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려들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추 전 의원은 분당 과정에서 민주당에 남아 4.15 총선 선대본부장을 지내며 민주당 부활을 꿈꾸기도 했지만, 미국 생활 중에는 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으로부터 입각제의를 받기도 한 것이 그의 미묘한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핵심인사들은 최근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추 전 의원이 귀국하면 한번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추 전 의원과는 당내 모임 활동을 같이 한 적이 있고 친하다"며 면담 의사를 피력했고,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조순형 전 대표와 추 전 의원을 데려오지 못한 것이 이 정권의 한계"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추 전 의원이 귀국해 당에 오면 자연스럽게 활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효석(金孝錫) 원내대표는 "분당 과정에서 나와 조순형 고문, 추 전 의원은 신당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양당에 모두 연이 닿아 있다는 점이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추 전 의원과 가까운 우리당 의원은 "양당에 공히 관련이 있는 애매한 입장 때문에 추 전 의원이 정치를 재개하려 해도 명분이 없다"며 "당장 현실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력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자 당초 31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추 전 의원은 측근을 통해 "귀국이 8월 하순경으로 결정됐다"며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알려드리겠다"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추 전 의원측은 이어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행보는 없을 것이라며 한동안 정치권과 선긋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의 측근은 "2년간 한국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돌아오면 정리할 일이 많다"며"정치적 활동은 하지 않겠지만 미국에서 통일, 외교분야를 중심으로 공부한 만큼 이를 활용할 기회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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