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금전적 피해 없어… 사건 부풀려졌다”

-“타인이 사용한 카드대금 나한테 청구”-
-서비스가입 동의 없이 포인트 차감도-

최근 BC카드에서 카드 소유자가 사용한 카드 대금이 본인에게 청구되지 않고 타인에게 요금이 청구되고 반대로 타인이 쓴 카드 대금이 본인에게 청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어이없는 카드결제=

지난달 27일 SBS는 “다른 사람이 쓴 카드 대금이 나에게 청구되고, 반대로 분명히 내 카드를 썼는데 다른 사람에게 요금이 청구되는 황당한 일이 연속해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발급된 BC카드 소지자인 피해자는 자신이 쓰지도 않은 카드 대금이 청구된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이 사는 지역은 진주인데 서울에서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온 것이다. 이 피해자는 카드회사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으나 그냥 가맹점 번호만 가르쳐줬다고 한다.

이어 방송은 단말기에 이상이 있나 싶어 장소를 옮겨 같은 카드로 결제해봤으나 영수증에는 타인의 카드 번호가 찍혔고 대금도 이 사람에게 청구됐으며 취재 중 확인된 곳만 서울에서 두 곳, 경남에서 한 곳 등 모두 3곳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BC카드에서는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고 뒤늦게 '일부 카드에 수작업으로 개인정보를 입력했다가 생긴 잘못'이라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은 “이 카드가 온라인상에서는 정상 결제가 이뤄지고 있어 단순한 입력 착오라기보다는 카드 자체가 잘못 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BC카드 직원들이 다친다고 원만히 해결됐으니까 방송에 안 내보내게 동의해달라고 하더라”는 카드피해자 인터뷰를 전하며 회사측이 피해자들을 회유하는 등 진실을 감추기에만 급급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BC카드 홍보팀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티핑(카드에 이름 세기는 것) 과정 중 조작원이 수작업 처리하다가 카드 두 개가 잘못 입력된 것으로 그 이상의 문제있는 카드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해당 고객에게 우리 직원이 직접 찾아가 새로운 카드를 발급해줬고 금전적인 피해도 없었다”면서 “그리 큰 일이 아닌데 방송에서 너무 부풀려졌다”고 해명했다.

◆가입안했는데… 포인트차감=

그러나 BC카드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카드 포인트 문제와 관련 BC카드 사용자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때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BC카드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의 악성코드를 실시간 검사하는 유해차단프로그램 서비스 가입을 유도해 제대로 된 동의도 없이 적립된 포인트를 차감하고 포인트가 모자랄 경우 카드 대금으로 나머지 금액을 청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수없이 올라 논란을 빚어왔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6개월 안의 이용 실적을 바탕으로 포인트로 적립된다는 설명아래 포인트로 유해차단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며 가입을 권유하고 이를 빌미로 고객의 포인트는 물론 카드 요금으로 서비스 가입 요금을 청구해 왔다는 것.

지난해 이 같은 일을 당했다는 박모씨는 “BC카드사에서 핸드폰으로 직접 전화를 해 '포인트가 얼마 적립돼 있다'고 하면서 '그건 안 쓰면 그냥 없어지는 거니까 그 적립포인트로 아이세이퍼(isafer)라는 유해차단프로그램을 깔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BC카드사에서 소개해준 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서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어 카드승인내역을 살펴봤더니, 내가 전혀 알려주지도 않은 카드번호로 29,700원과 14,200원이 결제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BC카드사 직원이 자기들 마음대로 내 정보를 이용해 카드번호나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직접 결제하지도 않은 서비스를 무단으로 결제했다”며 “20년 넘게 BC카드만 사용해온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해도 충분할 서비스라 생각되는데, BC카드사는 제휴업체와 손잡고 고객정보를 팔고 돈벌이에 나선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카드사에 항의전화를 해 거래 취소는 됐지만, 고객허락도 없이 고객카드번호로 자기들 마음대로 돈 빼내가는 카드사를 어떻게 믿고 거래를 하겠느냐”며 “다시는 BC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C카드 “교육 철저히 하고 있다”=

이런 일은 지난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강모씨도 BC카드의 유해차단서비스 가입 전화를 받았다. 강씨에게 전화를 건 상담원은 '탑 포인트로 유해차단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문자로 사이트를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그 상담원은 강씨에게 '현금으로 결제되는 것이 아니고 포인트로 결제되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며 해당 사이트를 알려주는 등 이런저런 설명을 했고 이에 귀찮아진 강씨는 상담원의 설명을 자세히 듣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는 것.

이후 강씨는 탑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하려고 BC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포인트를 확인해보자 79,200포인트가 고스란히 유해차단서비스 명목으로 결제된 것을 확인했다.

결국 강씨도 카드사에 전화해 '고객 동의없이 서비스에 가입해 결제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며 항의했고 포인트를 돌려받았다.

강씨는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라는 곳이 이렇게 엉망으로 고객서비스를 하고 있다는게 어이없다”면서 “돈 벌기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고객 동의도 얻지 않고 서비스에 가입시키는 이런 카드는 사용 안 하는게 좋을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이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한때 이런 일이 발생해 재발방지를 위해 상담원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상담원들도 고객에게 서비스 내용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투데이코리아 서경환 기자 skh@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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