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자격증 보유한 '라이프코치' 전도근

< 사진 = 전도근 교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주변의 한 건물에서 '라이프코치' 전도근 박사를 만날 수 있었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라이프코칭'이란, 1990년대 초 미국에서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의 재정상담을 해주면서 개인적 고민까지 들어주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후 대기업 임원들에게 알려지고 코칭활동이 이루어짐에 따라 코치들은 90년대 초반 국제코치협회(ICF)까지 세웠고, 현재는 사회 각 분야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에게 '88만원 세대'의 문제점과 '라이프코칭'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요즘 20대의 평균 임금이 88만원이라고 한다. 88만원 세대의 문제점은 적은 임금으로 취업해 계속 그 상태가 유지된다는 데에 있다. 한편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몇 년씩 취업준비를 해서 취업유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학에서 일반적이고 평범한 분야를 공부하고 졸업한 상태에서 취업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이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해 놓아야 한다. 요즘 기업들은 경험이 전무한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취업을 해서도 한 직장에 계속 머물러 있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아닌 '평생직업'의 개념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한다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본인이 직접 지방대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적잖은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들었다.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현실적으로 지방대를 졸업하면 유수의 대학과는 차별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나같은 경우는 나만의 장점을 특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책을 집필하고 강의를 하는 등의 실무 경력을 쌓아 극복했다. 자신의 장점을 특화시키되 그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방에 끝내는 취업 전략>이라는 저서에서 '첫 직장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요즘 기업들은 '대학 졸업장'보다도 '경력'을 더 중요시한다. 첫 직장은 평생 자신의 경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첫 직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다음 직장도 좋은 곳으로 가기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첫 직장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자격증의 홍수' 속에서 취업 준비생이 꼭 필요한 자격증을 얻는 방법은.
▲'자격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는 생각은 시간낭비를 하는 것과 같다. 정해진 시간내에 모든 걸 다 갖출 수 는 없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직업과 연관이 되는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부동산 분야를 준비한다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공무원을 준비한다면 가산점이 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다. 트렌드에 따라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는데 그렇게 취득한 자격증은 시간 낭비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기 때문이다.

-<자격증 이야기>라는 책을 낼 만큼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셨다. 비결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그 부분 외에 것들부터 공부한다. 또한 시간투자 대비 효용가치가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다.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일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면 별 의미가 없다.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잊는 부분이 생기고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바쁜 와중에 자격증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새벽시간 아니면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공부했다. 개인생활은 거의 없었다. 자신이 하고자 한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앞으로 유망한 직종은 무엇인가.
▲앞으로 '라이프 코치'가 뜰 것이다. 예전에는 먹고 사는 것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문제가 되는 것들의 양상이 너무 복잡하다.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을 할 것 인가', '내 적성에 맞고 평생직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라이프 코치가 도와준다. 몸이 아프면 의사에게 가고 상담이 필요하면 전문 상담소를 찾는 것처럼 라이프 코치는 생애 모든 것을 코치해준다. 라이프 코치의 분야에는 시간관리 코치, 스피치 코치, 커리어 코치 등이 있다.

-다음 저서 계획은.
▲다음 달에 <기회>라는 책이 나온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기회가 와도 기회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복권을 사야만 복권에 당첨될 기회가 있는 것이다. 인생에서 우연은 없다. 모든 것은 필연이다. 필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한다.

-88만원 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요즘 인문대 졸업생 같은 경우는 포화 상태이다. 남들이 많이 하는 분야를 같이 하기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평균 임금은 88만원이기 때문에 단순히 대학 졸업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의 방법을 소개하자면 평생교육원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면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할 수 도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전공과 관련해서 한 가지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차선책을 알아봐야 한다. 일반적인 학문을 하지 말고 틈새시장을 공략해 취업이 유리한 항목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데이코리아에게.
▲'투데이코리아'라는 말처럼 오늘날의 한국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더불어 활기찬 미래를 이끌어 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정수현 기자 jsh@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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