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배나 올라 경제 정상?

지난 8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은 KBS와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민생은 어렵지만, 경제는 정상이다”, “주가가 2배 이상 올랐으니, 경제는 정상이다”는 얘기를 했다.
결론부터 말한면, “주가가 올랐으니, 경제는 정상”이라는 대통령의 이같은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책상물림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의 경기 상태를 알기위해 통계청이 매달 집계하고 한국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기관이 경기 상황을 측정하는 주요 자료로 사용하고 있는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최근 몇 년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즉,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2월부터 우리 경제는 주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며 계속적인 하강 곡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04년 2월 이후, 주가는 계속적으로 올랐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오히려 최악이다.
지난 7월 31일 한국은행이 29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006년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체감경기 실사지수는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자금 조달 실적은 2003년 73조원, 2004년 58조7000억원, 2005년 54조8000억원로 지속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그 결과, 기업의 투자는 실종되었고, 일부 대기업 상장회사를 제외한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따라서, 주가 상승이 경제 성장에 아무런 상관관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 경제 현실을 놓고, “주가가 상승했으니, 경제는 정상”이라는 노대통령의 주장은 근거없는 실적 부풀리기식 자화자찬에 불과하다.

"경제실패 아니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

노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경제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들, 그리고 성장률은 아주 좋거나 또는 정상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며, "경제 실패, 국정 실패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말이지, “이쯤되면 막 가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9%(GDP 기준)로 아시아 14개국 중 13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지금 노대통령은 세계평균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기록하고 아시아 14개국 중 13위를 차지한 참여정부의 지난 3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성적표를 놓고 아주 좋거나 또는 정상으로 가고 있다는 낯뜨거운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노대통령은 수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예로 들며 우리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해오고 있지만, 정작 노대통령은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수출은 증대하고 있으나, 실질무역손실 또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고있는 현실은 쏙 빼고 단순히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니 경제는 잘 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대통령이 비정상이다,

“도둑이 들려니, 개도 안 짖더라”는 말을 경제 분야에서 또 들을까 두렵다.
이상에서 보듯, 지금 우리 경제는 경제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경기 지표, 경제성장률 지표, 실질국민총소득성장률(GNI) 등이 모두 좋지 못한 상황이다.
비정상적인 경제 인식으로 가득 찬 대통령의 KBS와의 특별 기자회견을 보면서, 저는 '대통령 주위에 있는 청와대 참모들과 경제 관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기에 노대통령이 이같은 비정상적인 경제 인식을 하고 있는 걸까?, 혹시 그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아온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경제현장 목소리 직접 청취를

“도둑이 들려니, 개도 안 짖더라”는 대통령의 이 말을 경제 분야에서 또 다시 들을까 두렵다.
지금이라도 집무실 책상에서 측근들이 올리는 보고만 믿지말고, 경제 현장을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민심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을 노대통령에게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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