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사전에 도우미까지 동원해 설명한 것”

아파트 브랜드에 따른 선호도가 달라지면서 명품아파트 브랜드라 불리는 일부 아파트의 입주민들의 항의가 거세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역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명품 아파트를 표방하고 있다.

용인 상현 '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은 분양초기 '명품 상현 힐스테이트'로 광고하면서 모던, 클래식한 분위기의 모델하우스와는 전혀 다른 아파트라며 현대건설 앞에서 오는 29일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입주예정자 “허위광고다”

입주예정자들은 명품아파트라고 광고를 해온 현대건설이 광고나 모델하우스와는 다른 마감재를 사용하는 것과 발코니 확장공사의 부당이익, 발코니 확장공사에 끼워팔기식 강제옵션 계약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이미 여러 번 현대건설 측과 협의를 거쳤으나 계약한 내용대로 처리해 문제가 없고 법으로 해결하라는 식의 대응은 현대건설이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동이라는 주장이다.

입주예정자 이 모씨는 “다른 아파트와 차별화된 세련된 아파트라는 분양광고와는 너무 틀리다”며 “모델하우스나 광고에서는 바닥재를 대리석으로 해놓고 실제로는 강화온돌 마루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트월의 경우 일반벽지로 마감하는 등 광고에서 디자인의 핵심내장재는 대부분 싸구려 내장재를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고에서 보던 모습대로 만들려면 별도의 옵션 계약을 해야 하고 이조차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옵션비용를 요구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덧붙였다.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김 모 씨는 “입주예정자들은 일반적인 평형에서 발코니 확장을 안 할 경우 방이 좁아 발코니 확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도 발코니 확장을 염두에 두고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발코니 계약 자체가 소비자의 심리를 악용해 계약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사례”라며 “발코니 확장비용도 입주예정자 대표회에서 확인한 결과 폭리를 취한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발코니 확장을 선택한 입주예정자들에게 내장재 및 월풀욕조, 장식장, 신발장, 인터폰 등 추가 옵션을 끼워 넣어 발코니 확장+옵션 계약을 선택 할 수 없는 계약을 유도하였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과 더불어 강제 옵션 항목들에 대한 계약도 현대건설이 아닌 '한백시엔티'라는 시행사와 계약해 아파트 분양시 어렵지 않게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는 부분을 시행사가 직접 소비자의 약점을 악용하여 계약하고 폭리를 취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은 발코니 확장에 왜 선택옵션이 들어가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사인 현대건설 측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입주예정자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입주예정 학부모라고 밝힌 강 모 씨는 “학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문제”라며 “분양시 조감도 광고에는 단지 옆에 초등학교 예정부지가 있어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어린 자녀에 대해 큰 걱정을 줄이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예정부지라던 내용과는 달리 언제 개교할지도 모를뿐더러 초등학교가 아닌 공원으로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을 용인시 교육청에 확인해 걱정이 크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납치 사건이나 교통사고 등 사회문제로 인해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상황에서 바뀔 수도 있는 예정부지를 버젓이 광고에 넣는 것은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한 허위광고”라고 주장했다.

사측 "입주 전 확실히 설명했다"

입주예정자들의 시위 예정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 측의 입장은 모델하우스부터 철저히 설명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부터 도우미까지 동원해 가며 일일이 설명했던 부분”이라며 “모델하우스와 똑같은 마감재나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은 말이 지나친 요구”라는 입장이다.

그는 “아파트의 분양가와 실제 건축비의 차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실제로 두 항목의 차이는 크다”며 “토지비용과 기타 비용을 제외하고 실제로 평당 건축비한도내에서 최고의 자재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발코니 확장공사 끼워 팔기 부분도 입주 전 충분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했고 공사순서가 있어 다른 부분을 망가트리지 않고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며 “자제의 이동이나 확장공사를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요소들에 포함 되는 부분이며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처럼 전혀 관련이 없는 항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입주예정자들이 말하는 주변 아파트와의 비교도 분양당시의 자재 값이나 토지비용 등이 서로 달라 같은 가격에 같은 물건을 똑같이 구입하여 시공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아파트분양가격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입주전 설명하고 미리 일일이 설명을 했고 공사에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 현대건설 측과 허위광고와 끼워팔기라는 입장의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활발한 의견개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의사반영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단분쟁조정신청 제도가 시행된 뒤로 허위과장광고나 카탈로그와 다른 시공 등에 대해 보상을 받은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전에 꼼꼼히 살피고 확인하는 것이 가장중요하다”며 “문제가 있으면 시위나 집단행동으로 풀어나가기 보다는 잘못된 점을 명확히 파악해 대책마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시위나 공사방해 등으로 문제를 해나갈 경우 자칫 서로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으니 피해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명확히 파악한 뒤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와 현대건설 측의 입장 차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29일 예정된 규탄대회이후 조금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데이코리아 김태일 기자 teri@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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