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60돌을 맞는 한글날은 예년보다 특별한 생일을 맞는다. 해마다 이맘때면 한글날 국경일 지정 문제가 끊임없는 논란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글날 기념 80주년인 올해 국가경축일로 거듭났다. 2004년 7월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의 발의한 '한글날 국경일 승격'이 지난해 12월 8일 국회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같은 달 19일부터 법령으로 공포된 것.
공휴일 제정도 필요해
올해부터 한글날은 기념일에서 국경일 대접을 받게 됐다. 이를 두고 '국경일 재지정'이라는 표현을 주로 쓰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글날이 처음부터 국경일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 이런 오해는 한글날이 한때 공휴일이었기에 자연히 국경일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의해서다. 한글날은 1926년 당시 한글반포 480돌을 맞아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가 '가갸날'로 기념한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한글날은 1945년 해방과 함께 기념일 및 공휴일로 지정됐고, 지난 90년 노태우 정부 때 소위 '빨간 날'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기념일과 국경일은 법령으로 제정하는 것이지만 공휴일은 대통령령의 관공서 규정을 따르기 때문.
'올해부터 한글날이 국경일이라더니 왜 공휴일이 아니지' 이번 한글날에 마주치는 사람들 간에 오갈법한 의문이다. 현재 국경일은 3·1절(3월1일)과 제헌절(7월17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 한글날(10월9일)로 모두 5개. 이 가운데 한글날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휴일이다.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은 국경일은 아니지만 공휴일이다. 한글날이 공휴일의 지위를 다시 찾지 못한 건 일단 노태우 정부와 의견을 같이 한다. 5일근무제 확대를 포함해 쉬는 날이 늘어 추가로 공휴일을 지정하긴 힘들다는 것. 앞으로 정부는 2008년부터 제헌절도 공휴일에서 제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이같이 한글 자체의 소중함과 고마움뿐만 아니라, 한글이 문화가 되는 시대 그리고 콘텐츠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21세기의 언어는 강한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컴퓨터에서 한글의 업무능력은 한자나 일본어에 비해 7배 이상 경제적 효과가 있다. 유난히 핸드폰 문화가 발달한 것도 한글의 영향이 크다. 배우고 익히기 쉬운 한글 덕에 한국의 문맹률은 0%다. 한글만큼 뛰어나고 장기적인 경제아이템이 또 어디 있을까. 우리가 한글을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한국인에게 한글은 일상의 밥처럼 국처럼 실질적 국보 1위로 함께 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