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적신호…상장폐지 검토설까지 나돌아 위기

경영적신호와 함계 상장폐지 검토설까지 회자되고 있는 팬택계열

팬택 계열의 경영악화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 록 악재만 더해가고 있다. 더욱이 일부이긴 하지만 매각설을 넘어 상장폐지라는 초극단의 상황까지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문자 그대로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업계는 팬택계열에 대해 “기록적인 경영적자로 인한 자금압박 및 자본잠식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신용등급까지 곤두박질 현 상황이 기업의 존립조차 쉽지않게 만들고 있는 지경이다”고 말했다.

현재 총체적 위기에 빠진 팬택계열의 실적 부진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발표와 함께 급격한 몰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팬택 계열의 두 상장사인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투기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부정적 검토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팬택계열의)추가 신용등급 급하향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팬택 계열의 주거래 은행인 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팬택계열을 상대로 자체 신용조사에 착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팬택 계열의 여신등급이 하향 조정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이나 신규대출 규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사실상 팬택 계열 회사채나 어음의 시장 유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유통되고 있는 회사채의 상환요구와 은행들의 여신 회수가 거세 질 수도 있게 된다.

팬택 계열 내부 관계자는 “가뜩이나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만 겹치고 있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팬택계열의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칫 상장폐지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 비율을 대폭 늘리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회생의 방도가 쉽지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팬택계열을 힘들게 하는 것은 쏟아지는 각종 루머들이다. 이미 지난 10월자금악화설 및 부도설과 매각설로 증권업계가 일순간 초긴장 상태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당시 이 같은 루머는 팬택의 주가를 일순간에 가격제한폭까지 떨어뜨렸다. 물론 루머에 불과했지만 현재 상황을 미뤄볼 때 간과할 수만도 없게 됐다.

무엇보다 '팬택계열이 주위의 도움 없이는 결코 자금난을 해소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초 지급만기 예정인 1천억대 CP(기업어음)를 염두에 두고 제기되는 관측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업계에 기정사실로 확산되고 있는 산업은행과 SK텔레콤의 수백억대 자금지원설에도 힘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팬택 계열 관계자는 “부도나 매각 및 자금악화 등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고 일축하지만 “(경영)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4분기 전략모델이 집중적으로 출시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영호전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증권가 관계자들은 “4분기 이후 매출 회복이 예상되고 있지만 재무 안정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더욱이 과도한 차입금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신제품 공급을 위한 개발비 부담으로 경상이익 개선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자금지원 내막

한편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는 팬택계열에 백기사에 대한 루머가 또 다시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진위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산업은행과 SK텔레콤이 최소 400억원에서 최대600억원 이르는 자금지원을 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것. 이 같은 내용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이면서 세인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루머에 대해 “과거 SK그룹의 소버린 사태 당시 팬택계열이 백기사 역할을 한 것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고려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만약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팬택 계열은 내년초 만기 예정인 1000억원대의 CP에 대한 지급자금이 완결돼 자금악화설을 완전 불식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SK텔레콤 측은 자금지원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는 “예의 주시할 필요는 있다”며 “팬택계열이 가진 기술력이나 해외시장 확보 등을 고려할 때 투자에 대한 가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내년 초 외국계 기업이 팬택의 지분 상당수를 매입할 것이라는 내용도 나오면서 자금지원설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팬택계열은 박병엽 부회장의 최근 발언처럼 '심기일전'을 통해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생사의 기로에서 선택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 부활을 위한 팬택계열의 눈물겨운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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