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사실상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가 3일 첫 TV 토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안방 유권자 표심잡기 경쟁에 나섰다.

강 후보와 오 후보측은 TV 토론이 거리유세와 같은 직접적인 선거운동보다 훨씬 파급효과가 크고, 전체 선거전의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의 하나라는 지적에 동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선거일까지 10여차례 예정돼 있는 TV 토론에서 광범위한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들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두 후보 캠프는 첫 TV 토론회 내용을 분석하면서 지금껏 드러난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강 후보측은 오 후보와 처음 대결한 TV 토론에서 강단있고,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강 후보 캠프의 한 인사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출연한 TV 토론에 비해 훨씬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며 "강 후보 본인도 흡족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 후보는 임종인(林鍾仁) 정청래(鄭淸來) 의원 등 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오세훈 후보 역할로 등장하는 가상 토론회까지 열면서 토론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 후보가 몇몇 질문에서 핵심에서 벗어난 답변을 하는 모습을 보인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용산신도심내 16만가구 건설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미리 답변을 준비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준비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며 "판사 출신이기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답변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남은 기간 우리당 의원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캠프내 TV 토론팀과 함께 집중적으로 토론회를 준비하는 한편,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선숙(朴仙淑) 선대본부장의 조언을 받을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좀 더 매끄럽고, 세련되게 시청자를 설득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오 후보측은 전날 TV 토론에서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있는 모습을 선보였다고 자평했다.

특히 변호사 시절 TV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한 경험을 살려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오 후보의 한 측근은 "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5차례의 토론회를 거쳤기 때문에 상당히 가다듬어진 상태"라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오 후보가 너무 온화한 이미지만 강조한 나머지 상대적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가 여론조사 1위이기 때문에 상대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데 너무 온화한 이미지만 보여줬다"며 "부드럽고 유연한 기조는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상대방과 각을 세우는 모습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9시 뉴스 앵커 및 시사토론 프로그램 진행자 등 방송계에서 30년간 다양한 경력을 쌓은 박찬숙(朴贊淑) 의원을 미디어위원장으로 임명, 조언을 받고 있다.

디지탈 뉴스 : 유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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