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행사를 민주화 투쟁으로 위장하는 일 없어야”

국회사무처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시, 농림수산식품위원회·중소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과 당직자들이 민주노동당 국회 로텐더홀 농성 해산에 대해 지난 5일 국회사무총장실을 항의 방문해 난동을 부린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검찰고발을 할 것임을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6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국회사무처는 어제(5일) 국회사무총장 집무실에 무단 난입해 공무 수행 중이던 사무총장에게 의자 등 집기를 던지고 탁자 위에 올라가 커피잔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리고 폭력적인 언사를 행사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며 “강기갑 의원은 내일(7일) 정오까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공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는 “강기갑 의원은 이 시간까지 공개사과를 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어제(5일) 저녁 8시경에는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들과 회의 중이던 의장 집무실 문을 발로 차고 '의장 나와라'는 등의 고성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언행과 행동을 행사했다”며 “강 의원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국회사무처는 강 의원의 폭력행위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주거침입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 조치 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국회사무처는 “다시는 폭력을 행사하면서 이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위장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계동 국회사무총장은 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국회사무총장으로서 어떠한 정치적 타협 없이 끝까지 국회 질서 회복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일 저녁 최고위원-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어 로텐더홀 농성 해제를 결정한 후 이 날 오후 8시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로텐더홀 농성 해제를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민주당이 의원총회을 통해 국회 로텐더홀을 비우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민주노동당이 이 곳을 비워줘야 할 상황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계속 할 것임을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4일 밤 12시가 지나도록 민주노동당 측이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중지하지 않자 민주노동당 지도부에 직·간접적으로 농성해제를 요청했고 지난 5일 오전 2시 30분에는 경위과장이 로텐더홀 농성자들에게 자진 해산하지 않을 경우 강제 해산 조치하겠다고 경고한 데 이어 15분 뒤인 지난 5일 오전 2시 45분에는 박계동 사무총장이 로텐더홀로 가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 직접 자진 해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자진 해산하지 않았고 결국 국회사무처는 지난 5일 오전 3시 15분경 강제 퇴거를 시작해 지난 5일 오전 3시 30분경에는 국회 로텐더홀 농성 현장에 있던 5명의 민주노동당 의원을 제외한 19명 전원을 경찰에 인계했다.

이들은 영등포경찰서와 양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또한 국회사무처는 지난 5일 오전 8시 45분경에는 국회 로텐더홀에 붙어있던 농성 부착물에 대한 철거 조치도 실시했다.

이에 대해 강기갑 의원과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은 지난 5일 오전 9시 5분경 국회사무총장실을 항의방문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5일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계속 이어가면서 이 날 오후 7시경에는 'MB악법 결사 저지'라는 내용의 글이 쓰여있는 현수막을 국회 본회의장 정문에 내걸었다.

하지만 국회 경위 30여명은 이 날 오후 7시 30분경 이 현수막의 철거를 시도했고 그러자 강기갑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경남 창원시을, 교육과학기술위원회·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비례대표, 국회운영위원회·정무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당직자 10여명은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강기갑 의원과 이정희 의원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 본청 정문 앞까지 경위들에 의해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자 강기갑 의원과 권영길 의원은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합의를 시도하기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김형오 국회의장 주재로 개최되고 있는 국회의장 집무실 문 앞에 달려와 문을 두드리며 “의장 나와!, 야당 의원을 개처럼 끌고가면서 무슨 협상이야!, 천년만년 의장 할 줄 알아!”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정희 의원은 실신해 지난 5일 병원에 실려갔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6일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1월 5일 오전 9시, 최고지도부 회의장에 난입해 플랭카드를 뜯어내려는 경위들에 맞서는 과정에서 강기갑 대표가 본청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누군가의 구둣발에 짓밟히는 과정에서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뼈가 세 동강이 나는 중상을 입었다”며 “강기갑 대표는 심한 손가락 골절로 인한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고 전신마취를 통한 대수술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이다. 지금 손가락이 심하게 부어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우위영 대변인은 “1월 5일 저녁,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담은 'MB악법 저지' 플랭카드를 지키기 위해 이정희 원내부대표가 불법적으로 플랭카드를 탈취하려던 국회사무처 경위에 의해 플랭카드에 매달린 채 수 미터를 질질 끌려갔고 이 과정에서 실신했다”며 “저녁 8시 40분경, 이정희 의원은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장시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으며, 오늘 아침 또 다시 경련을 일으켜 국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MB악법' 저지를 위한 의원들의 정당한 국회농성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구심이자 최고지도부인 당 대표와 원내부대표가 국회사무처의 부당한 불법적 폭력에 의해 전치 10주와 의식불명의 중상을 입은 문제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폭력이며 민의에 대한 침탈이다.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며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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