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여론몰이"

"통합신당 논의는 초심으로 돌아가…" 당의장 확대간부회의에서 김근태 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당의 정계개편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비대위의 방침에 '친노파'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우리당이 통합신당파와 친노파 사이에 세대결 양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주부터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방법, 정계개편의 방향 등 당의 진로와 관련된 핵심 쟁점을 놓고 설문조사에 착수한다. 우리당은 지난 1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비대위는 오는 5일 설문조사 문항 내용을 결정한 뒤 당내 여론을 취합한 뒤 그 결과를 중순께 열릴 예정인 의원총회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우리당내 친노파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설문조사는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여론몰이"라며 오는 8일 영등포 중앙당사 앞에서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당내 통합신당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당원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맞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참여정치실천연대와 국민참여 1219, 의정연구센터, 신진보연대 등 '당 사수'를 주장하는 세력간 연대활동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은 기간당원제 폐지 무효화를 위한 1만 당원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오는 5일에는 전국의 당원협의회장, 시도당 상무위원, 청년위원장 등 200여명 명의로 전당대회 준비위 구성과 비대위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아세안 + 3회의' 참석 등을 위해 해외순방을 떠남에 따라 당청 갈등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으나, 그 공백을 틈타 당내의 통합신당파와 친노파간 갈등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친노파 의원들은 "대통령이 해외에 나갔을 때 설문을 유리하게 만든 뒤 그게 다수의견인 것처럼 만드는 것 같다"며 "설문조사를 하려면 각 정파가 모여서 설문의 내용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데 비대위가 자기들끼리 설문조사 문항을 만들고, 설문조사를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비판했다.

현재 당내 통합신당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설문조사를 벌인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하고 통합신당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친노파 의원들의 비난에 대해 비대위측은 "국가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처럼 소속 의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인데 이를 반대한다니 납득할 수 없다"며 "친노그룹이 새삼스럽게 비대위의 여론수렴 작업에 반발하는 것은 스스로 소수파임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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