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빵 마가린, 동맥경화 심장병 유발위험 크다

트랜스지방이 우리 식품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정부도 트랜스지방의 폐해에 대해 인식하고 규제책 발표에 나섰지만 아직은 제과업계와 외식업계 등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우리법은 내년 12월부터 트랜스지방 함유율 5%미만으로 권장량을 정하고 표시의무제를 시행키로 했다. 대형식품업체들은 트랜스지방을 발생시키는 경화유의 대체제 개발과 식약청의 기준 맞추기에 부심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의 실체와 업계의 대응책 등을 진단해본다.

◆ 트랜스지방이 도대체 뭐길래…

트랜스지방은 우리가 주로 즐겨먹는 스낵이나 크랙커 등의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맛을 내는 유혹의 성분이다.

액체상태인 식물성지방은 상하기 쉽고 운반하거나 저장하기도 어려워 사용에 불편하다. 그래서 딱딱한 성질을 갖도록 하기 위해 액체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인위적으로 고체상태로 만드는데, 이를 통해 만들어진 기름을 `경화유'라 부른다.

경화유는 값이 싼 데다 패스트푸드 음식을 딱딱하고 보기 좋게, 바삭바삭한 맛을 내며 간편하고 먹기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패스트푸드나 마가린, 쇼트닝 등으로 만든 과자나 케이크,빵, 팝콘, 피자, 도넛<사진참조> 등 가공식품제조에 많이 사용하게 됐다.

문제는 경화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계에서는 거의 없는 트랜스지방이 발생한다는 것. 흔히 마가린은 식물성 지방이니까 동물성 지방인 버터보다 몸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크나큰 오해다.

◆ 우리몸에는 어떤 나쁜 영향을 끼칠까

영국의 한 의학학회지는 트랜스지방 섭취를 2% 늘릴 경우, 심장병 발생 위험이 28%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또 미국 하버드 의대가 1999년 발표한 `트랜스지방과 관상동맥질환' 연구결과에 따르면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트랜스지방의 악영향은 포화지방의 2배에 이른다고 한다.

트랜스지방이 피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혈관을 깨끗이 청소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관을 굳게 하고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뉴욕시의 경우 트랜스지방의 원천사용금지 법안까지 통과시킬 정도로 그 폐해에 대

한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트랜스지방 섭취 제한량을 총 칼로리 섭취량의 1%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보통 성인이 하루 2000 칼로리 정도를 섭취한다고 봤을 때 20칼로리인 셈이다.

트랜스지방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 이슈화되면서 특히 아이들이 즐겨먹는 제과업체 등의 매출이 한 때 뚝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식품업계는 식약청의 법안 통과로 더이상 물러설 수 없게 됐다. 제과업계와 외식업체들은 앞 다투어 트랜스지방 저감 제품을 내놓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 업계에선 어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나

각 업체별로 대응책을 보면 국내최대의 패스트푸드 업체인 롯데리아와 TGI프라이데이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은 지난 2005년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마련하고 저감유지 생산을 하고 있는 롯데삼강의 트랜스지방 저감유지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던컨도넛츠는 내년 1월까지 트랜스지방 제로 제품을 개발 생산한다는 계획을세우고 현재 트랜스 지방을 대폭 낮춘 혼합유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KFC는 지난 4월부터 팜올레인류를 사용해 트랜스지방 함량이 0.5g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의 경우 국내 최초로 효소공법을 활용해 트랜스지방을 1%수준으로 낮추는 오일가공 기술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최근 대대적인 발표를 했다.

풀무원의 경우는 아예 트랜스지방 뿐만이 아니라 제품의 원재료, 식품첨가물, 영양성분, 알레르기 유발 원료 등을 모두 공개하는'완전표시제'를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상당수 과자들은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돼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섭취여부를 심각히 고민해야할 시점에 와있다.(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정부와 전문가 의견

업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재 기업들이 생산한다는 대체유지가 제과업계 등에 공급이 된다면 트랜스지방 문제는 잡혀갈 것으로 본다며 업계의 후속책을 낙관하고 있다.

식품의약청안전청의 박혜경 영양평가과장은 "식약청에서 권장한 표시의무 사항은 권장사항이지만 청에서 지속적으로 내용물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통보와 발표를 할 것이므로 업계에서는 단순한 권장사항이 아닌 강제를 띤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업계에서 트랜스지방저감에 대해 잘 따라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앞으로 추이를 봐가면서 오는 2010년까지 트랜스지방 함유율을 자연생성점인 2%까지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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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의견은 업계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완전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자,우리 아이들을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 소장(후델식품건강연구소)은 "트랜스지방을 저감시키기 위해 업계에서 다른 대체제를 개발했다고 발표하는데 문제는 대체재를 만든 방법을 명확히 밝혀야한다"며 "인공적으로 만든 기름이 다른 화학 변화를 일으켜 자칫 트랜스지방보다 더 나쁜 유해물질이 생성되는 개악이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식약청이 내년에 시행하는 트랜스지방함유 5%이하 권고방침은 법적으로 표기만하도록 한 권장사항이라서 강제성이 없어 잘 지켜질지도 의문이고 그 수치도 사실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외국의 정책 사례

- 미 국 : 2006년 1월부터 영양표시항목에 트랜스 지방을 표시토록 함
- 덴마크 : 2004년 1월 가공식품에 함유된 지방 중 트랜스 지방의 함량을 2% 이상인 경우 유통판매 금지.
- 캐나다 : 2005년 12월부터 영양표시 항목에 트랜스 지방의 함량을 표시토록 함.
- WHO : 하루 섭취열량 중 트랜스 지방에서 기인되는 열량은 1%를 넘지 않도록 권고(2,000kcal 기준시 트랜스지방 약 2.2g에 해당).


이은영 기자 young@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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