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1300만명 집어삼킨 괴물' 봉준호

스크린쿼터 폐지 첫 해인 올해는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실험하는 장이었다. 숱한 우려를 덮고 한국영화점유율은 역대 최다인 86%에 달했다. 더욱 1천만명 관객 돌파 영화가 '괴물(1300만명)'과 '왕의 남자(1230만명)'로 두 편이나 됐으며, 이중 봉준호 감독이 진두지휘한 '괴물'은 역대 최다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특히 개연성 높은 기발한 착상의 전개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능가하는 CG는 한국 영화의 내일을 긍정적으로 점칠 수 있는 합격점을 선사했다. 스크린쿼터 폐지라는 올해 영화계 최대 난제를 보란 듯 가뿐히 넘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단연 돋보인다.

◇'출판가 대리번역' 정지영

소비자를 현혹하는 출판 시장의 허점이 연이어 터진 한 해 였다. 소위 판매율을 높여주는 '사재기'를 통한 밀어주기와 유명인을 내세워 흥행전선을 보장받는 '대리번역'사태가 대표적. 특히 유명 아나운서 정지영이 번역한 것으로 알려져 큰 붐을 일으키면서 흥행판매된 '마시멜로 이야기'가 실은 대리번역작으로 밝혀져 그 충격은 적지 않았다. 해당 출판사가 정씨에게 번역을 의뢰하는 한편 정씨와 합의하지 않은 채 대리번역자에게도 번역을 의뢰해, 정씨를 얼굴마담으로 삼고 후자의 것을 번역본으로 삼았던 것. 우리 출판가의 곪은 상처를 백일하에 드러낸 표적 사건이 됐다.

◇'타임 선정 100인' 비

인기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작년 아시아권 평정에 이어 올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며 성공시대 2막을 열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6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히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등 유명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룬 것. 비가 2월 초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 시어터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며, 월드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에서 비롯됐다. 올 연말부터 내년 4월까지 12개 나라를 돌며 '한류 열풍'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특히 공연수익금의 일부를 에이즈(AIDS)로 고통 받는 아시아 저개발국 아동 지원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스포츠]

◇'피겨요정' 김연아 세계 제패

한국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첫 '성인 세계무대 제패'를 기록한 김연아는 올해 가장 화려한 스타로 등극했다. 지난 16일 2006-2007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 피겨요정에서 피겨여왕으로 단숨에 떠오른 김연아는 진통제 투혼을 발휘해 팬들의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김연아 선수는 올해 성인 무대에 데뷔한 후 더욱 짙어진 예술성과 기술력을 무기로 세계정상에 오르며 한국 피겨 100년 역사를 새롭게 쓰는 쾌거를 이뤘다. 17세의 어린나이에도 불구 당찬포부를 보인 김연아선수의 거침없는 행보를 기대해 본다.


◇ '마린보이' 박태환 아시아 제패

금 3개, 은 1개, 동3개, 그리고 아시아 신기록 작성(자유형 200m, 1500m).
2006도하 아시안게임 MVP 박태환은 이제 세계적인 수영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17세의 소년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그의 상승세는 거침없다. 박태환은 지난 8월 2006 범태평양 수영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으며, 4월에는 25m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적인 선수로 급부상 하였다. 한국 수영의 자좀심 박태환 선수는 세계 제패하는 그날 까지 투혼을 발휘할 것이다.

◇ '꼬마천사' 신지애 5관왕 등극

신지애는 올해 KLPGA(한국 여자프로골프) 여왕으로 등극한 대형 루키다. 지난 7일 KLPGA 대상시상식에서 사상 첫 5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대상, 신인상, 상금와으 다승왕 그리고 최저타수상까지 휩쓸었다. 평균 270야드를 웃도는 장타로 유명한 신지애는 사상처음으로 시즌 상금 3억원 돌파와 박세리 선수의 시즌 최다승 4승에 1승 모자른 3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KLPGA 사상 최초 평균타수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올 시즌 82.2%의 높은 그린 적중률(1위)에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도 3위에 이른다. 한편 신지애 선수는 불우이웃 돕기에도 발벗고 나서 아름다운 모습을 비췄다.

◇'국민타자' 이승엽 홈런레이스

'국민타자' 이승엽(30 요미우리)에게 2006년은 야구 인생 중 가장 알찬 해였다. 사상 첫 야구 국가대항전이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고, 소속팀에서는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8타점 101득점을 기록했다. 온국민의 가슴에 한국인의 자긍심을 심어준 이승엽 선수. 세계 세번째 최연소 400홈런을 달성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현재 무릎 수술 후 재활 훈련 중인 '국민타자' 이승엽선수의 불방망이를 내년에도 기약해 본다.

문화 채지혜 기자 cjh@todaykorea.co.kr
스포츠 이용석 기자 koimm22@todaykorea.co.kr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