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변인으로서 정치∙사회의 주요 현장을 누비며 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 소통한 지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당의 입장을 정확하고 신속히 대변하고 국민소통의 매개체로서 대변인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는 충실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과 함께 웃고 웃을 수 있는 보통의 '국민대변인'으로서는 미흡한 점이 많아 아쉬움이 많다.

작년 7월 대변인을 처음 맡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사회는 끊임없는 혼란과 격동의 연속이었다.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극복해야하는 극한 상황임에도 야당의 등원거부로 18대 국회는 개원조차 힘들어 민생은 외면되었다.

이어진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금강산 관광객 피살, 용산참사,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국론을 분열시키고 안보체제를 위협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대변인의 신중하고 신뢰성 있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한 시기였다.

대변인은 당의 얼굴이자 모든 정책과 입장의 공식적인 출구처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갖추어야 몇 가지 요건이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언론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다. 정부나 당의 정책상 갈등이 있을 때 언론은 자신들의 잣대로 해석을 하고 여론을 형성해 나가기 마련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서비스 정신이다. 대변인은 언론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대화를 통해 국민에게 편향되고 왜곡된 사실이 전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로 대변인은 정무적인 판단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변인은 당의 공개∙비공개 회의는 물론 외부의 중요 회의까지 참석을 한다. 많은 회의를 참석하다 보니 자연히 남들이 모르는 사실이나 여과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를 보고 듣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정보를 모두 다 전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변인은 정무적인 판단능력을 통해 양질의 내용을 순간순간 취사선택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변인은 인간미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인간미는 모든 정치인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덕목이지만 특히 대변인은 언론인을 상대할 때 정보제공자와 정보수집자라는 도식적인 구도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치발전, 또한 국가와 국민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일하는 파트너라는 사고를 가지고 인간미를 구가할 수 있는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하드웨어적인 요건을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튼튼한 체력을 들 수 있다. 대변인에게는 휴일이 없다. 우스갯소리지만 대변인의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이다.

본연의 의원활동과 함께 대변인으로서 수많은 회의와 공식행사에 참석하고 매일매일 대 언론 논평을 하고 언론이 논조를 잡아가는데 도움을 주다 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가 매우 힘들다.

여하간 대변인으로 활동한 지난 1년은 힘들고 아쉬움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보람된 시간이었다. 격동의 현장에서 수많은 격려와 비난 속에 몸과 마음을 단련시킬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민심이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부족한 본인을 마음으로 안아주신 남구주민과 인천시민께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이 모든 것을 교훈 삼아 이제는 보통 국민의 대변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윤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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