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선동은 사회적 손실’ 우려 제기

<사진=각급 학교가 개학철을 맞은 가운데,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다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3명이 나오고 전국적으로 2차감염이 확산돼 환자수가 3000명이 넘는 등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언론의 과장된 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공포가 더욱 심하게 조성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의 치사율이 일반 독감에 비해 높은 편도 아닌데 연일 보도되는 무분별한 신종플루에 대한 기사들에 국민들이 지나치게 '무서운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계절 독감으로도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그러한 점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다가 이번 신종플루에 대해서는 과장된 공포가 조성되고 있는 이유가 언론의 과장된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더욱이 정확한 실체가 없는 '공포'는 광우병 파동 때와 같은 여론 호도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국가적 손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학생 중 환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각급 학교가 휴교를 하고 의심증상을 보이는 회사원들은 확진 증세가 나올 때까지 쉬지도 못하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또한 예비군훈련까지 취소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니 사회적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필요이상의 공포에 사로잡힌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의 방문폭주에 병원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의료진들은 감기와 비슷한 조그마한 증상에도 환자들이 많이 몰려 칼에 찔리거나 심하게 다친 응급환자들을 치료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특히 보건당국이 거점병원으로 지정한 곳들은 거의 모든 의료진들이 밤을 새다시피 하며 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망자는 기존에 폐렴환자였고, 세 번째 사망자는 천식을 앓다가 역시 폐렴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는 등 모두 신종플루가 겹친 합병증 환자였다.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사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자기가 신종플루여도 알지 못하고 그냥 치유되거나 감기약을 먹고 낫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심하게 감기 앓는다' 싶을 정도로 앓고 낫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신종플루'에 걸리면 바로 큰일이 나는 것처럼 공포를 조장한 것은 세계적으로 언론에 의해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역시 현재 신종플루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평소 계절독감의 유행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낮은 단계라며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28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WHO와 각국 자료에 따르면 신종플루는 통상적인 계절독감보다는 전염속도가 빠르지만 합병증이나 사망율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제대로 관리하면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특히 호주의 경우 당초 시나리오로는 인구의 20%가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현재까지 전체 인구의 1.7%인 3만433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치명율이 0.4%인 147명으로 계절독감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신 없이도 개인위생과 항바이러스제제 만으로도 제대로 대처하면 유행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이러한 해명에도 계속되는 국민들의 공포 속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각종 루머까지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인 음모론부터 시작해, WHO와 백신독점개발권을 가진 박스터 간의 세계적인 돈벌기 전략이 아니냐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특히 일부 언론은 “(신종플루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망자가 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를 통해 국민들을 동요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재희 장관은 “이 보도는 최악의 상황을 가장한 시나리오이며 우리나라 공식적 자료로 볼 수 없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신종인플루엔자 발생 추세, 입원 및 사망률, 적극적인 방역대책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련의 상황들과 보건당국의 대책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무책임한 보도가 국민들에게 신종플루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을 심어주고 있다.

의료 관계자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킨다면 신종플루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공포를 조성하는 언론보도는 지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투데이코리아 최미라 기자 mil0726@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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