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주도…국제사회 중심국 발돋움

[샌프란시스코=김정 특파원] 우리나라가 내년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는 우리나라 외교사에 새로운 장을 펼치는 일인 동시에, 과거 국제기구 원조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유지들의 모임인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세계 중심적 국가로 올라서게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의 조율에 노력해 왔다. 이번에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가 확정되면서 국제 사회에서 중재자, 균형자,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지구촌 유지들의 모임인 G20의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이슈들을 논의하고 결정짓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며 “외교사적으로 보면 정말 처음있는 엄청난 일이며, 세계사적으로도 아주 큰 일”이라고 평가했다.

내년도 G20 공동의장국인 우리나라가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데 어느 정도 유리한 입장이었으나, 그렇다고 의장국이라고 해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유치는 한국이 제1차 정상회의(2008년11월) 이후 G20 정상회의 의장단(troika)의 일원으로서 의제선정(agenda setting)과 공동성명(communique) 작성 과정에 주도적인 리더쉽을 발휘한 데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사공일 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1차 G20 정상회의 때 이명박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저지하자는 스탠드스틸을 주장했다”며, “지금까지 1,2차 정상회의에서 이룩한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바로 스탠드스틸”이라고 소개했다.

또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정상회의에서는 의제(거시경제공조와 금융부문 규제)에 관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안들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이다.

또한, 개도국과 신흥국에 도움을 주면서 세계경제의 위기 극복과 지속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IMF, 세계은행(WB)의 재원을 확충하고 그 기능을 강화하는데에도 선도적 역할을 했다.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사안이어서, G20 회의에 거는 기대도 각별했다. 이 때문에 각료와 각료급 인사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 G20 기획조정위원회를 설립해 정상회의 관련 국내 기획·조정 역할 수행과 함께 회원국간 의견 조율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도록 했다.

기획조정위원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등 주요 G20 회원국을 직접 방문해 각국 고위층과 직접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실무적으로도 G20 재무차관회의 등에서 적극적인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내년도 G20 공동의장국인 한국이 내년에 G20 정상회의까지 개최하면 안방에서 위기극복 노하우를 전수하고,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국제적 위상이 급격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G20은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999년 선진 7개국(G7)과 신흥경제국인 한국,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키, 유럽연합(EU) 의장국이 참여해 창설됐다.

G20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속해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G20은 매년 정기적으로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회의를 주도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정상회의로 성격이 격상됐다. 회원국 정상들이 회동한 것은 작년 11월 워싱턴과 지난 4월 런던이 유일하다.

세계경제가 많은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보다 빨리 회복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은 G20를 중심으로 사상 유례없는 긴밀한 국제공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이러한 국제공조는 1930년대와는 아주 대조적인 것이다.

글로벌 거버넌스와 관련해 G7/8, G13, G1, G20 중 어느 것이 적절하냐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으나,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어서, 앞으로 G20 정상회의가 지속되고 점차 제도화돼야 한다는 데에 중론이 어느 정도 형성돼 왔다.

이번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는 G20 체제로 전환하는 과도기인 2010년에는 캐나다가 6월에 G8/G20 연계 개최하고, 우리나라가 11월에 G20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2011년에는 프랑스가 G20회의를 개최하는데 합의했는데, 이는 G20가 글로벌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최고의 장이 됐음을 의미한다.

향후 우리나라는 개최될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의제선정 단계부터 적극 참여해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고 G20 정상회의의 성공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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