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러브’ 발매, 타이틀 곡 ‘버스’로 활동

[투데이코리아=박지영 기자] 올 한해 이승기를 빼고는 연예계를 논할 수 없다. 출연중인 프로그램 '1박2일'과 종영한 드라마 '찬란한 유산'은 합계 평균 시청률 70%를 넘나들었고, 드라마 OST와 앨범 성공에 힘입어 3년 만에 단독 콘서트 개최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제2의 이승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신인 가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180cm의 키, 운동으로 다져진 균형 잡힌 몸, 아직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앳된 얼굴. 처음 그를 봤을 땐 왜 '제2의 이승기'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훈민은 '제2의 이승기'보다 '여훈민'으로 불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가수였다.

태권소년 여훈민, 가수가 되기까지
지금은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하는 여훈민이지만, 올림픽무대에서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훈민은 불과 2년 전만해도 태권도가 인생에 전부인 소년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했다. 무릎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부상으로 태권도를 중단하기 전까지는 스포츠 센터를 차리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나 꿈이 없어진 후 '비뚤어지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좌절하기도 했다. 이후 주변의 추천으로 가수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지만, 번번이 오디션에서 낙방했다”고 전했다.

일명 '노래방 에코'가 빠진 목소리는 자신조차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지만 여훈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중 음성이 좋으니 가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이번에는 끈을 놓지 않으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년 남짓 연습기간 동안 여훈민을 이끈 것은 오기와 끈기, '악'이었다. 여리게만 보이던 한 소년이 가수로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여훈민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노래였기에, 하루 온 종일을 연습에 매달렸다. 한번은 득음을 하기위해 사륜 오토바이를 끌고 일주일동안 산을 올라갔다. 그러나 감기 몸살에 걸려 앓아누웠고, 신기하게도 이후 올라가지 않는 음역대를 돌파하게 됐다”며 웃음지어 보였다.

최근에는 어떤 것에 '악'을 발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많은 시간을 연기공부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여훈민은 오는 3월 연극영화과 입학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연기를 통해 음악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을 경험해 보고 싶다. 연기를 통해 음악의 감성을 표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와 노래 중 하나만 택한다면”이라고 묻자, “음악과 연기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뮤지컬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움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있다”
데뷔 후 '제2의 이승기'로 불리는 것에 대해 여훈민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감사할 따름이며 이승기 선배님께 피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기와 비교해서 '이것만큼은 내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냐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 여훈민은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장르를 막론한 다양한 곡을 섭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습 기간 동안 많은 장르의 노래를 불렀다. 팝을 중심, 락, 댄스, R&B 등. 어색하지 않게 부를 자신도 있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후크 송'과 댄스곡의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왜 발라드를 가지고 데뷔했냐고 묻자 여훈민은 “발라드를 좋아한다. 다소 예스러운 나의 창법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라고 생각하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노래를 부를 때는 창법을 고치라는 구박을 많이 들었지만, 특징으로 밀고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프로듀서 분들이 '들으면 들을수록 괜찮다'는 말을 해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버스'를 통해 감정 표현이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여훈민은 “감정표현문제로 프로듀서에게 많은 지적을 받았다. 사랑했던 경험을 생각하라는 조언에 따라 순수했던 첫 사랑을 생각하며 불렀더니 '그게 바로 감정이다'고 칭찬해 주셨다. 연습을 통해 감정을 섞어 노래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간 것 같다”며 진실어린 감정으로 노래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전했다.

“나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자신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 '퓨어&러브'는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다.

여훈민은 “타이틀 곡 '버스'는 순수하고 아련한 사랑과 헤어짐의 아픔을 노래했다면, '아름다운 말'에서는 사랑에 대한 행복감을 표현했다. 그래서 앨범은 전체적으로 순수한 사랑으로 채워져 있다”고 앨범을 설명했다.

앨범 준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 하나만 뽑아달라는 질문에 “첫 곡 '버스' 녹음이 가장 힘들었다. 처음엔 노래하기도 힘들었는데, 감정도 조절해야 했다”며 “'버스' 한곡 녹음에만 두 달 넘게 걸렸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는 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애착이 크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여훈민은 생애 첫 팬에 얽힌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포부를 밝혔다. “'공주영화제' 노래를 하러 간 적이 있다. 호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여성 3명이 와서 사인을 받아 갔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그게 처음이었고, '나에게 벌써 팬이 생겼나?'라는 생각에 어쩔 줄 몰랐지만 너무 좋았다”며 부끄러워했다.

이어 “그 분들을 보면서 나를 좋아해주는 팬 한 명, 한 명에게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여훈민은 아직도 자신이 부족하다며 연습을 거듭하겠다고 전했다. 매번 노력으로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여훈민. 이것이 신인가수 여훈민에게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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