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태 기자

최근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 고구려 관련 드라마가 중국에서 역사왜곡 문제로 크게 대두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신들 역사인 漢나라 때 상황이 한국 드라마에서는 주변 민족들을 괴롭히는 '수탈의 원흉'으로 묘사되는 모습으로 방영되자 이에 즉각 반박, 중국 공산 당국은 한국의 고구려 관련 드라마 보도 금지령을 내리는 초강수로 맞서는 상황으로 번졌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벌인 '백두산 세리머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사태로까지 인식하게 됐다.

이에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에서는 홍콩 ATV에서 최근 '주몽'이 방영된 이후 중국 네티즌들은 주몽을 '반 중국 드라마'로 지목하고 한국 드라마 '주몽'에 대한 방송 금지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실 이번 문제는 그동안 한국 역사 드라마에 대한 중국 당국의 편향된 역사인식의 연장선으로 봐야한다. 과거 '대장금'의 등장 요리, '허준'의 의술도 모두 중국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명성황후'에서 그려진 청나라의 모습과 심지어 세종대왕의 측우기도 중국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동계아시안 게임 역시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대한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역사왜곡에 대한 한국선수들의 반발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그들이 말하는 우리 민족의 역사가 중국 역사의 일부분이었다면, 반대로 중국 역사는 주변 민족들과 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오천년 역사 중 독자적인 문화와 지속적인 강역을 유지한 왕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변민족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고대국가를 형성했고 이를 통해 역사 전개가 이뤄진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조공문제 역시 한 마디하고 넘어가야겠다. 조공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자면 물류경제가 활발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조공(朝貢)과 회사(回賜)는 사실상 국제 교역의 한 방편이었다.

이를 통해서 이뤄진 국가간의 무역에 대한 관점은 배제하고 오로지 상국에 대한 예의로만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 인식의 전환도 필요한 대목이다.

동북아시아에서의 역사는 상호교류의 역사지만 민족간의 자존심이 어느 대륙 보다 강한 지역임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와 조어도 문제, 최근 중국이 제기하는 이어도, 백두산 문제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여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사실상 초라하기 그지없다. '조용한 외교'를 표방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은 자칫 훗날 큰 화를 불러 일으킬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우리 내부적인 검토와 대응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에서의 '민족 문제'는 영원한 화두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한 국가가 제기하는 역사인식의 왜곡은 곧 이웃 국가로 파장을 일으켜 연쇄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동아시아의 보편적인 정체성이다.

최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강경하게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 아울러 국민들의 역사 인식도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진단해 반론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통일 한국을 대비해 중국과 일본이 벌이는 역사왜곡에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 봐야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는 후손에게 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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