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글로벌 잠재력 재평가,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경쟁력 높이기

▲한나라당 국회의원 진성호
[투데이코리아=한나라당 국회의원 진성호] 지난 11월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보여진 국내 아티스트들의 창의적인 퍼포먼스와 무대 연출, 수준높은 관객들의 호응을 지켜보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인 필자로서 요즘은 많이 시들해진 한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아시아 대표 음악 시상식을 표방하며 개최된 MAMA는 스포츠 경기를 제외하고 문화 콘텐츠 이벤트로는 이례적으로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주요 10개국에 동시 생중계로 진행되며 아시아 15억 명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뛰어난 프로덕션 능력(다양한 연출과 기획력)과 원천 소스의 경쟁력(가수 역량),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비젼으로 하고 있는 엠넷미디어의 역할이 잘 어우러져 이루어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의 수준높은 대중음악과 방송 퍼포먼스는 아시아 지역의 한국 문화 콘텐츠 팬들에게 한류시장을 넓힘과 동시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와 국격까지도 향상시킬 수 있는 대형 민간 이벤트 이었음에 틀림없었다.

이러한 MAMA가 한류 시장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MAMA의 기반이 한류의 시초이기도 한 '음악 콘텐츠'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음악 콘텐츠는 드라마, 방송, 영화, 온라인 게임 등 타 문화 콘텐츠와는 달리 순환주기와 유행속도가 빠르고 광범위한 전파력을 지녀 문화 콘텐츠의 포맷(콘텐츠의 콘텐츠)으로서 패션, 라이프스타일, 언어 분야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 인근 산업에 끼치는 2차적 파생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MAMA에서 엿볼 수 있듯 문화산업의 측면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화에 대한 당위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실제 국내 음악산업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불법 음원 유통(복제와다운로드)으로 인한 투자, 창작, 소비, 재투자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져 산업적 근간이 위태로워진 것이 오래다.

최근 저작권보호센터가 발표한 2009년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불법음반 시장의 피해액은 2,400억 원으로 전체 합법 음반시장 규모의 45%에 달한다고 한다. 결국 투자가 끊긴 음악업계는 끊임없는 표절, 모방, 가수의 예능 프로그램 집중 출연 등과 같은 일탈을 불러일으키며 한국 대중음악의 질적 저하와 산업적 부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봉착해 있는 국내 음악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국내 음악업계의 창작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한류의 첨병으로서 대중음악이 글로벌하게 나아갈 수 있는 실행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행히 최근 문광부는 2013년까지 콘텐츠 저작권 교육 및 단속을 강화하고 대중 공연장을 보수, 신설하는 등 내수시장의 활성화와 세계음악시장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 중장기 지원책을 계획,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불법음원의 복제와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개정, 강화하고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 홍보와 소비자 계몽을 목적으로 불법음원 근절 캠페인을 시행하는 등 음악 콘텐츠 산업을 보호, 육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문광부는 음악산업의 부흥을 위한 중장기 계획으로 '한국판 그래미 어워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화에 목마른 음악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침체기를 겪었던 국내 영화업계가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를 과감히 개최하면서 부흥의 돌파구를 확보한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판권계약, 글로벌 공동제작 및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부산을 영화산업의 메카로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얻게되는 관광 수입도 간과할 수 없겠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드라마'겨울연가'로 한류 붐을 일으킴으로써 현재 캐릭터사업과 음식점, 출판에까지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듯 문화 콘텐츠로 인해 연계되는 산업의 파급 효과는 분야를 한정 짓기 힘들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다. 만약 앞에서 언급했던 MAMA가 미국의 그래미상과 같은 글로벌 음악 시상식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그 효과는 해외 공동제작과 투자유치는 물론 콘텐츠 방영권과 판권 판매, 아티스트의 2차 해외공연으로까지 이어져 콘텐츠 수출의 인프라(하이웨이)로서 큰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한류의 글로벌 잠재력을 재평가하고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관련 업계의 대승적 공조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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