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인이 '포탄'으로 설명…영상은 안 대표의 착각으로 보이게 해

▲취재 후 5일이 지난 후에 방송된 YTN의 안상수 대표 포탄 돌발영상은 당일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이 안 대표에게 "포탄을 들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해서 찍은 방송용 영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데이코리아=이주호 기자] 지난 24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불에 그을린 보온병 2개를 들어보이며 “포탄”이라고 설명하는 장면을 희화화한 YTN 돌발영상은 방송사 카메라기자들이 안 대표에게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해 촬영한 영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YTN 돌발영상만 보면 마치 안 대표가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해 최초 발언한 장본인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YTN뿐 아니라 동행취재했던 기자들 모두가 이미 촬영 전에 현장 안내자가 불탄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 안 대표에게 “북한군 포탄”이라고 설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방송사 카메라기자들은 안 대표에게 “포탄을 들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촬영된 영상이란 것이 한나라당 측의 해명이다.

착각은 현장 안내자나, 동행취재한 기자들이나, 안 대표나 누구나 했다. 그래서 포병장군 출신인 황진하 의원조차 '북한군 포탄'이라는 안내자의 말에 근거해 “76mm와 152mm 방사탄인 것 같다”고 설명을 붙였다.

문제는 동행취재했던 기자들 가운데 YTN기자만이 취재한 지 5일이나 지난 시점에 편집을 통해 마치 안 대표 독단으로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내보냈다는 사실이다.

북한군의 무차별 포공격으로 온 나라가 위급 상황에 처해 대처방안을 찾고 있는 시국이다.

따라서 집중 포격으로 폐허가 된 처참한 현장 영상을 여당 대표의 군미필 경력의 희화화를 위한 코믹 영상물로 만들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동행취재했던 YTN 기자는 자신도 문제의 보온병을 포탄으로 믿고 촬영을 했다가 뒤늦게 보온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이번의 '돌발영상' 형식보다는 사실에 충실한 정직한 기사를 내보는 것이 옳았다.

가령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게 되는가 봅니다. 현장 안내자가 보온병을 북한군 포탄으로 착각해 잘못 설명했고, 이 때문에 안상수 대표와 우리 기자들, 포병장교 출신 의원까지 포탄으로 착각할 만큼 연평도의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식으로.

이와 관련 한 시민은 "방송이 현장에서 촬영했고, 그것을 보도하려고 했다면 사전에 그것이 보온병인지 포탄피인지 확인을 하는 것은 방송의 의무"라며 "그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포탄 탄피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기사를 안내보는 것이 방송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다른 언론사들도 똑같이 현장에 있었으면서 자신들의 착각은 무죄고, 정치인 탓만 하는 처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집중포격으로 폐허가 된 현장에서 누구든지 포탄 탄피로 오인할 수 있는 사항이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라면 시커멓게 그을린 보온병 외피를 포탄피로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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