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테이블’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열려…소소한 것들에 대한 예찬!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배우 임수정,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그리고 김혜옥까지. 한국 영화계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대표 여배우들이 모여 완성된 영화 <더 테이블> 시사회가 18일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네 개의 서로 다른 인연들이 갖는 어떤 하루의 특별한 만남을 다룬 작품이다. 네 개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극의 전개는 대화에 의해 이뤄진다. 회상 장면 같은 장치가 없는 대신에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업을 통해 탐색한다. 쇼트의 편집과 클로즈업 그리고 대화로 인물 간 긴장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작품. 제한된 장소와 시간이라는 특수한 촬영 환경도 이 영화의 특징이다. 촬영기간 일주일이라는 수치가 이를 잘 말해준다. 또한 투자를 받지 않은 저예산 독립영화다.
김종관 감독은 “뜨거움에 집중하는 영화들이 있는 것처럼 사소함에 집중하는 영화들도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라며 “미니멀한 드라마나 캐릭터를 다루려는 시도들도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얻어 나중에라도 투자가 잘 이뤄져 소소하고 독특하고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 총 8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무엇보다도 여성 캐릭터들이 잘 부각되기를 바랐다”면서 한국 영화계의 여성 캐릭터 기근 현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 테이블>에는 남녀 세 커플과 여여 커플이 등장한다. 세 커플은 각각 ‘대한민국 인기 여배우가 된 유진(정유미)과 그녀의 전 남자친구 창석(정준원)의 코믹하지만 다소 어이없는 만남’, ‘하룻밤 연애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 던 찰나 갑자기 여행을 떠나 버린 남자 민호(전성우)와 그를 다소 황당하게 여기고 있던 여자 경진(정은채)의 설레임 가득한 만남’, ‘곧 결혼을 앞 둔 혜경(임수정)과 그녀가 아직도 사랑하는 남자 운철(연우진)의 위태로운 만남’‘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세편의 달달한 로맨스보다 유독 여여 커플이 눈에 띈다. 결혼사기가 직업인 은희(한예리)는 자신의 어머니 역할로 숙자(김혜옥)를 섭외하기 위해 만나다. 이 둘의 대화는 다소 웃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묘하다. 실제인 듯 실제 아닌 모녀관계랄까. 또한 이 대화는 진심이 담긴 듯 그렇지 않은 듯도 하다.
김종관 감독은 이 커플에 대해 “통속적이지만 마음에 남을 수 있는 장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멜로가 아니라 나머지 세 커플과는 다르게 가고 싶었다”면서 “여러 개의 삶 중에 있을 수 있는 삶의 단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이 커플의 탄생 의도를 밝혔다.
한예리는 “이 에피소드로 꼭 하고 싶었다. 이들이 갖고 있는 것은 거짓이지만 진실한 마음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의 대화 사이사이에 진실의 순간이 발견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한예리는 베태랑 배우 김혜옥을 자신의 가짜 어머니로 직접 캐스팅했다.
“‘어느 여름’이라는 단막극에서 선생님을 처음 뵀다. 이야기와는 다르게 가장 나의 엄마 같은 분이다. 연기할 때 주로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많이 생각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편안함을 느낄 만큼 편안한 분이라서 제가 직접 부탁드렸다”
가짜 엄마 역할을 부탁하는 역할에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배우를 데려다 앉히는 센스.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종관 감독의 카메라는 클로즈업을 선호한다. <더 테이블>의 오프닝은 클로즈업의 마법을 보여준다. 점점 더 좀 더 자극적인 쪽으로 나아가는 경향의 영화들에 식상해진 관객이라면 감동이라기보다는 편안한 휴식 같은 이 한편의 영화로 잠시 클로즈업이라는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시길 바란다.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노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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