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균 회장

50~60대들은 학교 다닐 때 식목일이 되면 학교근처 산으로 들로 나무 심으러 간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와 온 국민이 합심 노력한 덕에 오늘날 북녘 땅과 같이 황폐했던 우리의 산림이 푸르게 변모하였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를 비롯한 국제기구로부터 녹화성공국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 나무 심는 날이라는 본래 취지 대신 공휴일로서 명맥을 이어오던 식목일이 2006년 공휴일에서 기념일로 바뀌면서 그 명맥마저 거의 끊어져 버렸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식목일은 달력에 표시된 수많은 기념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제 식목일은 산림당국이나 일부 임업인의 기념일로 여겨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의 산림을 자세히 들어다보면 푸르른 겉모습과 달리 쓰러져있거나 덤불에 뒤엉켜 쓸모없는 나무가 도처에 널려 있고, 공들여 심은 나무는 가꾸어주지 않아 꼬챙이 같이 가늘고 빽빽이 들어서 하늘을 가린 채 신음하고 있다. 애써 키워 온 우리의 숲을 무관심하게 이대로 방치한다면, 그간에 들인 공은 사라지고 각종 병해충피해는 물론 산불이나 기상이변에 의한 산사태 등으로 우리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제2의 국토녹화운동’을 전개해야한다. 척박한 황폐지를 푸르게 하는 용도를 다한 나무는 돈 되는 경제수종으로 바꿔 심고, 경관을 어지럽히는 덤불이나 쓰러져 있는 나무들은 제거하고, 심은 나무는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솎아주면서 불쏘시개가 되지 않도록 수집하여 자원으로 활용해야한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국토경관을 창조하는 일이자, 국가의 미래자원을 키우는 일이며, 우리에게는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석 3조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잘 가꾼 숲은 지역사회발전과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살리는 데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수많은 인제군 명소를 제치고 년중 네티즌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숲으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장성군 축령산 편백나무숲(고 조림가 임종국씨 숲)은 건강한 사람의 힐링 장소로서는 물론 암환자분들이 희망의 끈을 살리는 숲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무는 한자리에서 생명을 다할 때까지 묵묵히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고 마지막에는 그 몸마저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어준다. 나무의 날숨은 우리 인간의 들숨이 되고 우리 인간의 날숨은 나무의 들숨이 된다. 창조주께서 나무와 인간의 삶이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주었다.

4월 5일 식목일이 다가왔다. 우리의 삶과 생명을 지켜주는 나무, 우리 숲을 생각하며 가족과 연인, 친구 또는 직장동료와 함께 한그루의 나무심기운동에 적극 동참하자. 그리고 정부는 이참에 나무심기와 숲가꾸기 사업을 ‘제2의 국토녹화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사방협회 회장>
필자약력
△농학박사(산림자원학)
△전)산림청 차장
△전)산림청 국장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