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측,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업무 지시 등 정황은 없어, 조사에 적극적 협조"

▲시민사회모임이 공개한 서씨의 유서 중 일부.
▲시민사회모임이 공개한 서씨의 유서 중 일부.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3월 극단적 선택을 했던 것과 관련, 시민사회단체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난 19일 오전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은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생전에 직장괴롭힘으로 고통받고 죽으면서까지 유서로 호소한 고인과 그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모임 측은 "오리온 익산 3공장에서 근무하던 22세 여성 노동자가 올해 3월 '그만 괴롭혀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던졌다"며 "고인은 생전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남성 상급자들로부터 성희롱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는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자체 조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통보하고 이후로 연락을 끊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희생된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고(故) 서모(향년 22세)씨는 상급자로부터 업무시간 외 불려다니며 시말서 작성을 강요당해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고인이 작성한 유서에서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죽기가 너무 무서워서 술먹고 죽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모임 측은 오리온이 유가족에게 일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는 식의 조사결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금전을 입금한 채 연락을 두절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모씨의 유가족 측도 서씨가 상급자로부터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오리온 측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 임직원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타까움 심정”이라며 “사건 발생 직후 회사와 노조에서 조사했으나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업무 지시 등 정황은 찾을 수 없었다. 현재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회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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