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장 위치지도...‘일본해’, ‘리앙쿠르암초’ 표기

KTB투자증권 계열사 KTB ST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 KTB투자증권 계열사 KTB ST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1981년 과학기술처가 기업의 기술개발 투자를 위해 설립한 KTB투자증권이 해외 사업장 위치안내 지도에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한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9일 본지가 해당 기업 계열사 중 벤처캐피탈사 ‘KTB 네트워크’와 태국 현지 증권사 ‘KTB ST’의 홈페이지 위치지도를 확인한 결과 ‘동해’를 Sea of Japan(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한 것이 확인됐다. 해당 사업장들은 미주·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역사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더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리앙크루 암초는 1849년 독도를 처음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Liancourt)호의 이름을 본 따 불렸던 데서 기인한 것인데, 문제는 리앙쿠르 암초가 일본이 당시 독도를 다케시마로 명명하기 전 국제사회에 한·일 간 중립적 명칭을 사용한다는 핑계로 퍼뜨린 용어라는 것이다. 구글 지도는 독도를 이같이 표기해 왔다.

KTB 네트워크 홈페이지 캡쳐.
▲ KTB 네트워크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일본해와 리앙크루암초 표기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구글 측은 2012년부터 ‘구글 지도 한국 사이트’(.co.kr/maps)에 동해와 독도로 표시되게끔 개정한 바 있다. 즉, KTB 투자증권은 이를 무시하고 글로벌 사이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KTB네트워크와 KTB ST는 각각 2008년 6월과 7월에 설립됐다. KTB투자증권은 홈페이지에 “KTB네트워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소개하고 있으며 “2000년 국내 VC 중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 9년 연속 중국내 통 VC 50위 안에 선정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KTB ST는 “2019년 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증권사, 자산운용사, REIT운용사를 거느린 태국 내 유일한 한국계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기업으로 자부하는 회사들이 홈페이지상 지도에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하고 그 지도를 세계로 퍼뜨리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KTB그룹 측은 모든 임직원이 혁신을 선도하고 원칙을 준수한다고 밝힌 만큼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독도와 동해를 둘러싼 역사적 분쟁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에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등 표기는 기업의 이미지를 충분히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KTB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외지사는 글로벌 버전을 사용하다 보니 잘못 표기된 부분이 있다"며 "바로 조치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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