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마요네즈, 비건 아이스크림 등 종류 다양화
아모레퍼시픽, LF 등 비건 화장품 출시
착한소비, 환경·동물보호, 건강 관심 늘어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다이어트를 하면서 비건 제품을 알게 됐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마요네즈가 칼로리가 높아 비건 마요네즈로 대체해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고 있는데, 맛있고 종류도 다양해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되고 건강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도 일반식 대체품으로 비건 식품을 더 찾아보고 구매할 생각입니다.”
 
청담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33)는 최근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식습관 개선에 나섰다. 그는 당류와 탄수화물이 높은 제품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데, 일반 마요네즈 대신 ‘비건마요’를, 빵 대신 비건빵 등을 이용한다. 비건 제품은 다이어트를 하는 김 씨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줬다.
 
자료사진. 
완전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을 위한 시장이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특히 비건 뿐 아니라 체중감량이나 건강을 위해 칼로리가 낮고 식물성 식품을 지향하는 사람이 늘면서 최근 유통업계와 뷰티업계에서는 이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기존 ‘비건’들에게만 맞춰졌던 시장이 다이어터 등의 수요가 생기면서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다.
 
롯데제과의 나뚜루 비건아이스크림. 
롯데제과의 나뚜루 비건아이스크림. 
◇ 식품업계 강타한 ‘비건’용... 아이스크림부터 크래커까지
 
26일 업계에 따르면 비건 식품의 종류가 최근 마요네즈, 아이스크림, 크래커, 빵 등으로 다양화 되고, 수요가 늘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일반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이를 흔쾌히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롯데제과는 지난 5월 출시한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이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7만 개를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은 국내 최초의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으로, 순식물성 원료만 사용하여 한국비건인증원의 까다로운 동물성 DNA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다. 또 아이스크림 품목 중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대체육 시장도 국내 식품기업에서 꾸준히 힘을 쏟고있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4월 ‘제로미트 너겟’과 ‘제로미트 가스’에 이어 최근에는 ‘제로미트 베지 함박스테이크’ 2종을 선보였다. 동원F&B도 미국 비욘드미트(Beyond Meat)사의 순식물성 고기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효모와 섬유질 등과 배양해 고기의 맛과 형태, 육즙까지 재현했다.
 
아예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마요네즈, 크래커 등을 개발해 판매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잇츠베러는 다이어터, 비건들 사이에서 ‘온리 비건’ 제품을 선보이며 세력을 확장하는 중이다. 잇츠베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축산물에 대한 표시광고 인증보증기관'으로 인정받은 영국 채식협회에서 정식 비건인증을 받은 바 있다.
 
풀무원도 비건들에게 소위 ‘먹을만한’ 제품을 많이 파는 업체로 알려져있다. 두부로 얇은 면을 만들어 출시한 ‘두부면’과 통밀로 만들어낸 ‘통밀 또띠아’, 곤약으로 면을 만든 ‘라이트누들’ 등이 주요 제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물·환경 보호와 윤리적 소비로 비건을 선택했던 사람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비건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며 “코로나19 등으로 건강기능식품 등을 많이 찾는 만큼 비건식품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순식물성 원료 사용한 ‘비건 화장품’도 등장
 
비건 식품에 이어 화장품 업계에서도 비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비건 화장품은 화학성분이 없는 친환경 제품, 순 식물성 제품 등이다.
 
LF는 지난해 화장품 사업에 첫 진출하며 비건 브랜드 '아떼'를 내놨다. 스위스 미벨사와 공동 연구 개발한 자생 식물원료를 기반으로 한다. 12가지 유해 성분과 유전자 변형 원료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물론, 제조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 프랑스 이브사로부터 비건 화장품 인증도 획득했다.
 
아떼는 지난해 비건 기초 화장품에 이어 올해는 아이메이크업 화장품 또한 비건을 입혔다. 클린 볼륨 비건 마스카라는 합성착색료로 쓰이는 타르계 색소 대신 안정성이 높은 무기 안료를 사용해 민감한 눈가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나뭇잎 모양으로 생긴 아치형 'V-리프(leaf)' 브러시가 속눈썹에 밀착돼 뿌리부터 힘있게 올려주며 볼륨감을 깨끗하게 연출해준다.
 
더블 엣지 비건 브로우는 한쪽에는 브로우 펜슬이, 반대쪽에는 브로우 마스카라가 내장된 투인원(2in1) 아이템으로 브로우 메이크업을 손쉽게 완성시켜준다. 삼각 오토 펜슬을 활용해 입체적인 눈썹을 연출할 수 있으며, 마스카라의 삼각 브러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눈썹의 색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LF 관계자는 "최근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며 눈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이 뷰티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섬세한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으면서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신제품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달 비건 기초 화장품인 '이너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신제품 7종 모두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이다. 특히 수분 크림은 베타-히알루론산 성분을 함유,단일 히알루론산 대비 24시간 기준 약 1.5배 자생 효능이 뛰어나다. 항산화 비타민인 레티놀과 유사한 효능의 식물성 성분인 바쿠치올이 항산화를 돕는다.
 
전문가들은 비건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로 보고있다. 미국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비건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53억 달러(약 18조 원)다. 2010년 중반 이후 연 평균 6.3%씩 성장, 2025년에는 208억 달러(약 25조)에 달할 전망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건강하고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이 늘면서 비건 화장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며 “특히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지향하는 MZ세대들의 가치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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