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타계로 주요 재벌 그룹의 세대교체가 끝나가는 양상이다. 삼성 현대 SK LG 등주요 그룹이 본격적인 3,4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총수 연령도 60~70년대생으로 4050세대가 주축이다. 재계 지도층의 변화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어서 주목된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창업세대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가 관심사다.

글로벌화 시대에 젊은 리더십을 발휘, 선대(先代)가 이뤄 놓은 성(城)을 지키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무거운 짐이 그들에게 지워졌기 때문이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의 세대교체로 국내 4대 그룹 총수 세대교체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의선회장이 새로 취임했다.
 
LG그룹은 지난 2018년 구본무회장 별세로 구광모대표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 4대 그룹중 가장 먼저 젊은 총수가 나선 곳은 SK그룹으로, 1998년 최종현회장 타계 이후 최태원회장이 그룹 총수에 올랐다.
 
4대 그룹 세대교체 완료
 
4대 그룹 말고도 재계 세대교체는 활발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회장 장남인 김동관한화솔루션부사장이 3세경영에 나섰고, 한진그룹은 지난해 조양호회장 별세로 3세인 조원태회장이 그룹 총수로 활동 중이다.
 
해방 이후, 그리고 60년대 경제개발 시대를 이끌며 한국 경제기적을 일궈온 창업세대들이 2000년대에 들어 대거 유명을 달리하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타계한 재계의 별들만도 헤아리기 어렵다. 작년에 구본무회장 조양호회장 구자경명예회장 김우중회장에 이어 연초 신격호롯데회장이 우리 곁을 떠났다.
 
향후 수십년간 한국 재계를 이끌어 갈 그룹 젊은 총수들은 여러 측면에서 그들의 선대와는 다르다.

우선 젊다. 40,50대가 주축이다. 그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유학했다. 다수가 미국MBA(경영학석사) 경력을 쌓는 등 글로벌한 교육을 받았다.
 
창업세대와 다른 리더십 필요
 
창업세대와 달리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후계수업을 받는 등 리더십을 연수하며 성장했다. 그들의 아버지 할아버지 창업자가 카리스마 넘치는 박력과 아이디어, 저돌적인 경영방식을 보였던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환경도 그룹 총수의 제왕적 경영을 허용하지 않는다. 총수의 1인지배체제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재계 총수들은 과거와 다른 환경에서 기업을 이끌 수밖에 없다. 선진국 경제처럼 우리 기업도 이제는 집단지배체제 또는 이사회 중심의 체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좀 더 길게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시스템 경영도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 유례가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재벌 체제는 그동안에는 한국경제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그 시대는 머지않아 저물 것이다. 이러한 과도기에 그룹 경영을 떠맡은 총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재벌 그룹은 형성 및 성장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진 빚이 많다. 재벌은 국민들의 희생위에 쌓아진 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축성장 과정에서 정부는 온갖 특혜를 주어가며 재벌을 통한 산업화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벌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측면이 많다. 기업 성과를 통해 국민에게 보답해야 하며, 국민의 인식 개선도 젊은 총수들에게 지워진 짐 가운데 하나다.
 
좋든 싫든 한국 경제의 재벌 의존도는 높다. 새로운 재계 리더들은 창업세대와 다른 창의적이고 앞서가는 리더십으로 그룹을 이끌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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