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9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 교역·투자구조 변화와 앞으로 한국의 정책 대응 방향을 분석·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각국 경제봉쇄 조치로 지난해 1~3분기 세계 교역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0.6% 감소한 12조5168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세계 무역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9.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세계 교역이 10%대로 큰 폭의 역성장을 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교역규모가 전년 대비 23.6% 감소하고, 2015년 중국 경제 부진으로 12.9% 감소한 데 이어 1997년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세 번째다.
국가별로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자리 잡은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지난 해 3분기까지 세계 20대 수출국(2019년 기준)의 대외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8~25% 감소했다.
미국 -15.2%, 독일 -11.6%, 일본 –15.2% 등으로 주요국의 작년 1-3분기 수출이 두 자리 수 감소한 가운데, 주요국 대비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은 0.8% 감소에 그쳤고, 특히 지난해 3분기 수출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영국 등 전통 수출 강국에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수출이 덜 감소하면서 지난해 1-3분기 중국의 세계 수출 시장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1.4%p 늘어난 14.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6년 이후 중국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로의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등의 영향으로 2015년 13.9%를 기록한 이후 2019년 13.2%로 떨어지며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경제정상화 조짐을 보이는 중국의 지난해 1-3분기 세계 수출 시장 비중은 14.5%로 증가했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2019년 8.8%에서 지난해 1-3분기 8.3%로 0.5%p 하락했다.
지난해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가 전년대비 42.3% 감소한 859억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인도가 13%, 중국은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경우 구글이 작년 7월 100억달러 규모의 인도 디지털 인프라 구축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디지털 인프라 투자가 늘어났고, 중국의 경우 서비스․첨단기술 분야로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해 세계 교역이 7~8% 늘어나고, 한국의 수출도 반도체 등 디지털 관련 품목 호조로 6~7% 증가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중국 간 패권전쟁 지속, 선진국․개도국 구분 없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대외교역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통상당국은 새로운 글로벌 무역·통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CPTPP에 대한 국내외 가입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며 “세계 경제에서 중국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만큼 중국 내 5G, IDC 등 신형인프라 투자확대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남방국가의 한국을 상대로 한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통상당국은 이들 국가에 대한 통상외교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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