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찬주 기자
▲ 김찬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방역당국의 예상대로 2000명을 뛰어 넘은 상황에서 우려했던 8·15 시위가 일부 보수와 진보단체 모두에서 강행됐다. 앞서 방역당국과 경찰 그리고 시위를 우려하는 국민마저 감염병 확산세를 막기 위해 시위를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거나 엄정 대응하겠다는 경고에도 진행된 것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광복절 연휴 사흘 내내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걷기운동’을 진행했다. 주최 측은 지난 14일 오전부터 경찰 통제에 막혀 도심에 진입하지 못하고 탑골공원-종로3가역-동대문역 방향으로 경로를 바꿔 1인 걷기 운동과 당원 모집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사실상 1인 걷기운동이 아닌 집회 분위기가 이어져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간 충돌이 일어났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정부를 비판하는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다만, 전 목사는 시위에 건강상의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지난 14일 서울·부산·대전·광주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200여명 규모의 인원이 참석해 1인 시위를 강행했다. 이들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등 구호가 적힌 헬륨 풍선을 들고 70m 간격으로 1인 시위를 펼쳐나갔다.
 
경찰은 이번 연휴 내내 진행되는 모든 집회·시위를 ‘변형된 1인 시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14~16일에 종로 등 도심권에서 일부 불법집회가 개최됐다”며 “불법집회를 개최한 단체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다”고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을 밝혔다.
 
광복절 연휴에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일부 단체들의 집회·시위 강행으로 서울 광화문 일대 등은 차벽과 펜스로 통행이 가로막혔다. 이에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고, 경찰에 검문을 당하는 등 통행 장애와 감염 불안에 희생된 것은 온전히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일 뿐이었다.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 속에서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시민은 만남을 자제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만을 목 놓아 기다리고 있다. ‘길고 굵은’ 감염병 상황에서도 모두가 희생하고 있는 일상 속 국민적 불안을 등지고 일부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행동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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