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정치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향후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으로 금융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선 규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9일 오전 10시 3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1.34% 하락한 40만4000원에,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4.33% 내린 13만25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전날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40만9500원,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의 경우 10%대 폭락하기도 했다. 전날 두 회사 시가총액(시총)은 하루에만 13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들 회사의 주가 부진은 최근 금융 플랫폼 규제와 시장 독점 문제 지적 등과 같은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앞으로 금융 플랫폼이 금융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등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을 각각 운영하는 카카오, 네이버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따르 금융 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 상품 판매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권에선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한 상황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입점 업체에 대한 지위 남용과 골목 시장 진출, 서비스 가격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하나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여당이 나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규제를 예고한 셈이다.
 
향후 사업 영위에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가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지만, 증권가에선 이같은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움직임은 실질적인 영향 대비 과한 수준”이라며 “규제 자체로 보면 크게 문제가 안 되는 상황이나 추가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며 불확실성이 커진 것 같다”고 밝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페이의 미래 핵심 경쟁력인 빅데이터를 통한 금융 상품 판매 및 중개가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주된 이유”라며 “이것이 페이 디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과도한 반응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 이슈로 플랫폼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 방식을 고민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금융당국의 속도 조절로 인해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업 추가 진출이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시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은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최근 나타난 금융 당국의 스탠스 변화를 다른 식으로 해석하면 플랫폼 기업들이 금융업을 영위하려면 기존 금융기업들과 같은 규제, 같은 환경 하에서 ‘인가’를 획득하라는 신호가 될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플랫폼 기업들은 간접 진출 방식보다는 직접 진출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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