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의 한 하나로마트에서 배추 3포기를 묶어 팔고 있다. 사진=박수연기자
▲ 파주의 한 하나로마트에서 배추 3포기를 묶어 팔고 있다. 사진=박수연기자
투데이코리아=박수연 기자 | 농가 배추 생산량이 반토막 난 데 무름병이 크게 한몫했다지만 무름병만이 원인은 아니다.
 
요소수 수급 차질에 미국 발 물류대란까지 농사부터 유통까지 책임져야 하는 농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 코로나 시국 이후 농사 인력도 뚝
 
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한 몫했다.
 
파주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A 씨는 “무름병 때문에 작년 대비 생산량 30%가 줄었다”면서도 “무름병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전에는 배추 수확철 인력사무소에 많게는 100명까지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일 많아봐야 15명 정도 된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입국도 어렵고 비자가 허락한 체류 기간이 끝나면 다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배추 농사짓는데 인건비로 60%는 나가는 것 같다”며 “나머지는 운임비, 기자재 비용 등으로 나가는데 남는 것은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그마저도 반토막 난 배추농사 때문에 남는 것이 하나 없다”고 푸념했다.
 
실제로 인력난이 심해지자 코로나 시국 전 7만 원 선이었던 인력비용도 11만 원에서 많게는 15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무름병에 이어 뿌리혹병까지...운임비는 계속해서 상승
 
또 다른 배추농사를 짓는 B 씨는 무름병이 배추 뿌리에 일찍부터 생겨 수확 자체를 거의 못한다고 전했다. 다른 배추농가들은 쓸 수 있는 배추들을 골라 수확하고 있지만 B 씨의 농가는 휑하기만 하다.
 
▲ 60% 이상의 배추를 버려야 하는 배추농가 (위), 뿌리혹병으로 뿌리가 썩은 배추(아래). 사진=박수연기자
▲ 60% 이상의 배추를 버려야 하는 배추농가 (위), 뿌리혹병으로 뿌리가 썩은 배추(아래). 사진=박수연기자
B 씨는 “여기 배추 농가는 60% 이상이 수확하지 못하는 배추”라며 배추 뿌리를 들어 보였다.
 
이어 B 씨는 무름병과 아울러 많이 발생하는 병이라며 이를 ‘뿌리혹병’이라고 설명했다. 뿌리혹병은 식물의 뿌리에 나타나는 팽창 또는 융기현상으로 보통 뿌리에 기생한 식물로 인해 생겨나는 병이다.
 
옆 배추 농가 농민 C 씨도 상황도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C 씨의 농가 배추는 40% 정도가 버려진다.
 
▲ 배추 수확이 한창인 배추밭. 버려야할 배추와 출하할 배추를 구분하고 있다 (위). 배추 무름병으로 잎이 썩어있는 배추 (아래). 사진=박수연기자
▲ 배추 수확이 한창인 배추밭. 버려야할 배추와 출하할 배추를 구분하고 있다 (위). 배추 무름병으로 잎이 썩어있는 배추 (아래). 사진=박수연기자
그러나 나머지 60% 배추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인력비와 운임비 등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C 씨는 “오늘부터 오는 15일까지 수확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며 “운임비도 전 보다 많이 상승했다. 거기다 요소수도 구하기 힘들어서 운송하는 쪽에서는 운임비를 더 올려달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김장철 배추는 ‘금추’...김장 앞둔 소비자들도 울상
 
파주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는 김장시장을 개장했다. 그러나 배추 코너는 설렁하기만 하다.
 
한 소비자는 배추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냐는 질문에 “확실히 전 해 보다는 많이 오른 것 같다”며 “원래는 15포기 정도를 담았는데 올해부턴 10포기 정도 담을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인 3일 기준 가락시장에선 배추 상(上) 등급 10㎏ 그물망 평균 가격이 8655원에 형성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2% 상승한 수준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